의사일정 조정을 위해 20분간 휴회됐던 제180회 조계종 임시중앙종회가 81명 중 62명이 출석해 종헌 개정에 필요한 의원정족수를 채우고 속개됐다.

최초 상정된 안건은 정범 스님(외 56인 의원)이 발의한 주지가 국법에 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죄가 객관적으로 입증됐을 경우 총무원장이 해당 주지를 해임할 수 있도록 하는 종헌 개정안이 상정됐다.

영담 스님은 “이 개정안은 총무원장이 권력을 남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종범 스님은 “국법에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주지스님만을 대상으로 하지 불사 등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영담 스님은 “불사를 하다가도 벌목 등으로 국법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다”며 “하위법에서 보완하기는 어려워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주 스님도 “영배 스님 의견에 동의한다”며 “호법부, 호계원이 있는데 국법에 의지하는 풍토가 문제”라 지적했다.

보인 스님은 “사회적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종헌에 이를 명시해야 한다”며 “종헌개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제분과위원회 위원장 성휴 스님은 “법제분과위 검토 결과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주지가 해임됐으나 상고심에서 무죄 판결될 경우 해임된 주지에 침해된 권리를 회복할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종광 스님은 “의안 발의자(영담 스님)가 본회의에서 반대의견을 말하는 것은 잘못이다”라며 “주지직을 수행하며 해종행위를 저지른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불사 등으로 처벌됐을 경우는 종법에 적시해 구제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휴 스님은 “이 개정안은 해종행위를 징계하자는 것이 아니라 지난해 모 교구 주지스님이 재임기간 중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때 사회단체 등이 총무원에 처벌을 요구한데서 발의된 것이지 해종행위를 예방하고자 마련된 것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무애 스님은 “1심 재판은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 상급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났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물었다.

정휴 스님은 “산림법, 농지법, 문화재보호법 등을 어겼을 경우에는 지금도 구제조항을 두고 있다. 이대로 종헌을 개정하면 하위법과 상충된다”고 지적했다.

현응 스님은 “개정안에 포괄적으로 국법으로만 명시된 것이 문제인 것 같다. 이를 국가의 형법에 의하여로 법의 범위를 규정하고 형의 효력이 유지되는 경우로 구체화한다면 어떻겠는가”라고 제안했다.

첨예한 대립에 10분간 정회 후 정범 스님이 “종법으로 인해 해임사유가 되는지 검토한 후 다음 회기로 이월하겠다”고 말하자. 무애ㆍ정휴 스님이 “법안 폐기후 수정안을 내야 한다”고 말해 철회 폐기됐다.

한편, 종광 스님은 “불사를 위해서라면 국법을 어겨도 되는지를 종회에서 논의하는 자체가 실망스럽다”며 종헌개정안 부결에 유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