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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난다’라는 속담은 이미 옛말이 돼버렸다. ‘아이의 미래는 부모의 경제력에 좌우된다’는 말처럼 사교육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시대다. 교육비 마련을 위해 맞벌이를 나서면서도 자녀를 두고 일터로 가는 부모의 심정은 애가 탈 것이다.
사교육비 부담으로 가정경제가 어려운 요즘, 방과 후 교실을 운영하며 14년 동안 학인스님과 어린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해온 사찰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 홍은동에 위치한 금장사(주지 본각)는 3월 8일 일요 정기법회에 앞서 화엄장학회와 오향장학금에서 마련한 장학금 전달식을 가졌다.
전달식에서는 승가대 학인스님 4명과, 금장사 대학생들, ‘보리방과후교실’ 어린이들과 금화사 학생 등 총 23명이 장학금 총 1100만원을 받았다.
본각 스님(중앙승가대 교수)은 전달식에서 “보리방과후교실은 종교의 벽을 넘어 순수하게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이기에 학부모님들의 참여를 당부 드린다”며 화엄장학회와 오향장학금에 대해 설명했다.
화엄장학회는 1994년 본각 스님이 불교방송에서 ‘<화엄경> 십지품’을 강의하던 중 청취자들이 학인 스님들에게 장학금을 모아 미래 불교지도자를 양성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오향장학금은 2004년 자비의전화 신행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본각 스님을 알게 된 권오향 보살이 평생 모은 1억원을 장학금에 보태달라고 스님에게 기탁하면서 만들어졌다.
이렇게 탄생한 화엄장학회와 오향장학금은 현재 비구니연구소 연구비, 대학원 스님, 금장사와 금화사 추천 장학생들, 금장사 부설 보리방과후교실과 보리어린이법회, 금화사 중고등부 어린이법회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까지 29회의 전달식을 가졌고 300여 학인과 어린이들에게 1억7000여 만원을 전달해왔다.
2006년 10월 1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문을 연 보리방과후교실은 현재 40명 정원을 다 채운 상태다. 3월 9일 부터는 중학생들을 청소년 반(15명 정원)을 개설해 동국대, 이화여대 학생들과 직장인들이 1:1 개인지도를 실시했다.
보리방과후교실을 총괄하는 효욱 스님은 “홍은동 주민 대부분은 생계형 맞벌이를 하고 있어 금장사가 공부방을 마련한 이후로 지역의 단비가 됐다”며 “종교에 관계없이 학생들을 받고 있고 교우관계가 좋고 학업성취도가 높은 기준으로 장학금을 수여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하지만 청소년 반을 개설하면서 방과 후 교실을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늘어나 현재의 재정으로는 부족한 실정”이라며 불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02)395-0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