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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구본사의 교역직 스님이 여성 종무원의 엉덩이를 만져 교역직을 그만두거나 서울 ㅂ사찰의 스님이 모 청소년수련관 관장에게 술시중을 들게 하고 손을 잡고 몸을 더듬고 껴안는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성추행을 하기도 했다. 게다가 ㅂ종단의 총무원장은 비구니 스님을 성폭행 한 후 피해 스님에게 돈을 달라고 협박까지 했다.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 나무여성인권상담소, 사단법인보리, 참여불교재가연대 등 6개 단체로 구성된 불교계성희롱사건대책위가 최근 ‘불교계의 상습적인 성관련 범죄, 반드시 근절해야 합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조계종 총무원 앞에서 시위에 나설 만하다.
성관련 사건은 한 개인의 도덕성 문제와 함께 그 조직사회의 구조적 해결 능력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법집요송경>에는 “욕망의 그물이 씌워지고, 애욕의 덮개가 덮이고, 어리석음의 마음이 결박하다면, 물고기가 어부의 손에 들어온 것이나 다를 바 없다”는 말이 있다. 부처님께 귀의한 수행자와 상담전문가, 불교 언론사 임원이 이렇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끝까지 자신의 결벽을 주장하며 ‘본인의 의도는 그렇지 않다’거나 진정성 없는 사과를 하는 것은 참다운 참회의 자세는 아닐 것이다.
그동안 불교계는 성관련 문제들이 터지면 ‘조용히 묻어둬라’며 피해자들을 입막음하기 급급해 왔다. 대외적으로 청정한 불가의 면모를 보이기 위해서 덮어둔다고 해결될 문제였으면 진작에 이런 일이 있었을까? 문제가 났을 땐 ‘발칵’ 뒤집어서 그 뿌리를 뽑아야한다. 은폐하려는 자세보다는 앞으로 어떤 지혜로운 자세로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덮어둠의 미덕을 위해 그동안 발생하는 문제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았던 자세를 돌아봐야 한다. 쉬쉬하고 덮어두는 관행이 더욱 악질적인 성폭행ㆍ성희롱 사건을 양산한 원인이 아닐까. 또한 피해자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 또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