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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에 실시될 조계종 총무원장선거에 앞서 총무원장선거법 개정을 두고 다양한 이견이 개진되고 있다.
최근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관한 출ㆍ재가자 인식조사’ 결과를 공개했던 불교미래사회연구소(소장 법안)가 3월 12일 토론회를 열고 종단 내 의견을 수렴했다.
이에 앞선 11일 교단자정센터(대표 김희욱)도 ‘조계종 총무원장 선출제도 개선을 위한 선거공영제 도입 토론회’를 개최했다.
양 토론회에서 정호 스님(불교무설연구소장), 금강 스님(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결사 사무총장), 덕문ㆍ주경 스님(종회의원), 법응 스님(불교사회정책연구소 소장), 가섭 스님(실천불교전국승가회 집행위원장), 정웅기 협동사무처장(재가연대), 윤남진 소장(NGO리서치) 등 참석자들은 선거법 개정의 폭과 방법에 차이는 있어도 현행 총무원장선거법을 바꿔야한다는 원칙에 동의했다.
불교미래사회연구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종회의장 보선 스님이 인사말을 통해 “종단의 선거문화가 시대 상황에 맞는 의식ㆍ제도 변화를 따르지 못해 청정승가의 위상마저 위협받아 왔다”고 말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맥락을 같이 한다.
특히 주경 스님(종회의원)이 “설문조사를 통해 힘 얻으려는 세력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선거법 개정을 정치적으로 악용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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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조계종 전국 25개 교구본사주지스님들의 모임인 ‘조계종 전국본사주지 협의회’는 총무원장선거법 개정에 반대의견을 밝혔다.
주지스님들은 12일 경주 호텔현대에서 “종회에 상정된 총무원장선거법이 2중 선거를 조장할 가능성이 커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반대키로 결의했다.
제180차 임시 중앙종회에는 투명ㆍ공명 선거를 위한 제도적 보완을 취지로 총무원장선거법 개정안이 제출됐다.
개정안에는 현행 교구별로 추천하던 선거인단을 투표에 의해 선출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개정안을 논의하던 총무분과위원회 회의에서도 보인 스님(종회의원)은 “투표로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것은 금권선거를 만연시킬 독소조항”이라며 반대했었다.
설문결과 발표와 잇단 토론회 개최, 여기에 화엄회 무차회 무량회 등 종책모임들이 각각 회동을 갖고 총무원장선거법 개정 움직임을 보였던 것과는 다른 교구본사주지스님들의 행보에 가장 먼저 당혹함을 표출한 것은 교단자정센터다.
교단자정센터는 13일 ‘교구본사 주지들은 선거법 개정에 대해 발언할 자격이 없다’는 제하의 논평을 내고 교구본사주지스님들을 비판했다.
논평은 “교구본사주지협의회가 중앙종회의 총무원장선거법 개정 추진에 찬물을 끼얹고 나섰다”며 “교구본사주지협의는 자신의 겨자씨만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더 이상 사부대중을 우롱하지 말라”고 힐난했다.
교계 일각에서는 조계종 스님들이 10여 년간 정체됐던 총무원장선거법을 개정해야한다는 분위기에 휩쓸려 개악을 하려 한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선거공영제 등을 주장하며 직선제를 요구하는 쪽도, 추대제 등을 주장하는 쪽도 서로 불만족스럽다.
제도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한 번에 완전히 바꾸는 것은 더 어렵다. 총무원선거법의 바뀔 내용보다 개정될 것인가에 다수의 사부대중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