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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사론현의기> 한반도 찬술 문헌 확실
금강대 HK, 학술세미나에서 재확인
2월 28일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가 대승사론현의기와 그 주변을 주제로 개최한 학술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현존 최고(最古)의 불교 문헌으로 알려진 <대승사론현의기>.

2006년 최연식 교수(목포대)와 요르그 플라센 교수(독일 함부르크대)가 백제 찬술을 주장하면서 원효의 <대승기신론소>보다 60년 가량 앞선 저술로 주목받으며 삼국불교의 귀중한 자료로 연구가 진행돼 왔다.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소장 안성두)가 <대승사론현의기>의 교감본 출간을 앞두고 개최한 학술세미나에서 저명한 일본학자가 종래의 백제 찬술설을 반박하며 신라 찬술설을 주장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대승사론현의기>와 그 주변’을 주제로 2월 28일 금강대에서 개최된 행사에는 최연식 교수, 플라센 교수를 비롯해 간노 히로시 교수(일본 소카대), 오쿠노 미츠요시 교수(일본 고마자와대), 석길암 연구교수(금강대 HK연구단) 등이 참석했다.

이날 ‘<대승사론현의기>에 대한 제 문제’를 발표한 이토오 다카토시 교수(일본 고마자와대)는 <대승사론현의기>를 1960년대부터 연구해 온 세계적인 권위자다.

이토오 교수는 권말의 식어(識語) ‘현경3년(顯慶3年)세차무오년(歲次戊午年, 658)십이월육일(十二月六日)흥륜사(興輪寺)학문승법안(學問僧法安)위대황급내전고경봉장야(爲大皇及內殿故敬奉章也)’을 근거로 “<대승사론현의기>는 신라에서 찬술됐다”고 주장했다.

이토오 다카토시 교수는 “최 교수 등이 학문승 법안을 일본에서 온 유학승으로 보고, 대황제를 일본 천황으로 보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다.

당시 일본에서 천황을 대황제로 칭한 예도 없다”며 “흥륜사를 신라 사찰로 상정하고 신라 학문승인 법안이 입당해서 황제인 당 고종에게 책을 헌상했다고 해석하면 <대승사론현의기>는 신라의 저술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연식 교수는 백제 찬술설이 옳다는 반론을 펼쳤다.

최 교수는 “이토오 교수 주장에도 일리는 있고, 흥륜사가 신라사찰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이런 식어가 나오는 것은 이 책 밖에 없다는데 주목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라에서 중국을 거쳐 다시 일본으로 전해졌다면 황제에게 바친 책에 대한 기록이 중국에 없었을리 없다. 또 일본에서 책 가져갈 때 이런 식어를 끝까지 남길 이유가 있었겠냐?”며 “대황제를 할 수 있는 것 중국 밖에 없겠지만 대황제 등이 일본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연식 교수는 “원효, 의상이 백제 보덕 화상에게 열반학을 배웠듯이 백제의 저술이 신라로 전해질 개연성은 충분하다”며 “신라 흥륜사에서 전해졌다고 해도 신라에서 저술했다는 근거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토론자로 참석한 이태승 교수(위덕대)는 “<대승사론현의기>에 승정 직함이 나온다. 승정 명칭을 사용하던 곳을 추정하면 찬술지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연식 교수는 “중국 남조의 승정제가 백제와 일본으로 이어졌다. 다만 백제에 승정제가 있었다는 기록은 없어 일본의 승정제 사용을 통해 백제의 승정제 도입을 유추할 뿐”이라며 “승정제로 찬술지를 정한다면 중국찬술도 될 수 있어서 승정 직함으로 백제 찬술을 주장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제 발표에는 요르그 플라센 교수가 ‘법랑의 사상을 재구성하는데 있어 <대승사론현의기>의 의미에 대한 몇가지 고찰’을 통해 길장이 사용하는 난해한 논법 상당수가 길장과 <대승사론현의기>를 찬술한 혜균의 스승인 법랑에서 시작됐음을 보였다.

오쿠노 미츠요시 교수는 ‘<대승현론>에 관한 제문제’에서 길장의 <대승현론>이 혜균의 저작과 중복이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오쿠노 교수는 “도겐 선사의 <정법안장>을 발췌해 <수증>이라는 책을 냈다. 현재 조동종 내부에서 <정법안장>의 내용을 발췌해 발간된 <수증>이 편찬자 의도가 더해졌다는 이유로 <정법안장>과 사상적으로 같은가에 대한 논란이 진행중”이라며 “다수의 작품이 엮어진 <대승현론>이 길장의 저술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석길암 연구교수는 ‘6세기말 삼론학파의 지ㆍ섭론학파에 대한 인식’을 통해 “ <대승현론>과 달리 <대승사론현의기>가 지론과 섭론을 동일시해 비판했다”는 흥미로운 분석을 소개했다.

석 연구교수는 “유식이라고는 해도 당시 지론과 섭론은 확연히 구분됐다”며 “<대승사론현의기>가 지론과 섭론을 동일시해 비판한 것은 혜원의 심식설을 인용한 혜균의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이토오 교수 등 세계 석학들로부터 <대승사론현의기>가 신라와 백제 등 한국에서 찬술됐다는 것으로 의견이 정리된 것에 큰 의의가 있다.

#<대승사론현의>는 고대 삼론학 문헌이다. 법랑(507~581)의 문하에서 길장(549~623)과 함께 수학했던 혜균승정(慧均僧正)에 의해 6세기경 찬술된 문헌으로 기록돼 있다. 백제 말기에 펴낸 현존 최고(最古)의 우리 문헌으로 현재 원본은 전하지 않고 필사본이 일본 교토대학 도서관 등에 보관돼 있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9-03-06 오후 1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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