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동국대 이사장 영배스님(오른쪽)과 현 이사장 직무대행 영담스님.

대법원 실형 확정 후 두달 여가 되도록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영배 스님과 관련해,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 이하 교과부)가 동국대 이사회에 해임 조치 후 보고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교과부는 3월 2일 동국대 이사회에 발송한 공문에서 “이사장 영배 스님의 실형이 확정돼 사립학교법 제22조제1호에 따라 임원으로서 중대한 결격 사유가 발생했다”며 “동국대 이사회는 영배 스님에 대한 해임 조치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3월 20일까지 보고하라”고 밝혔다.

교과부의 공문은 동국대 이사회가 1월 30일 영배 스님의 실형 선고 후 두 차례 이사회를 개최했음에도 스님의 해임을 진행시키지 않은 것에 대해 관할 감독기관으로서 시정을 요구한 조치다.

동국대 이사회가 영배 스님의 해임안 상정 이후 처리를 머뭇거리는 상황에서 공문에 명시된 20일 이후에도 해임되지 않았을 경우, 사립학교법 제20조 2에 따라 교육부가 직권으로 영배 스님의 이사 승인을 취소할 가능성도 열렸다.

하지만 교과부 공문이 3월 13일 예정된 이사회에 영배 스님의 출석을 종용하는 압박수단은 될 수 있어도 그 이상은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동국대측이 자문을 의뢰한 법무법인 등이 영배 스님의 이사장 지위와 관련해 “학교외적인 문제로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이유로 이사회에서 이사를 해임하거나 교과부가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교육부의 공문에 대해 동국대의 한 이사는 “교계 일을 교과부 등의 외부기관의 간섭으로 확산시켜서는 안된다. 지금이라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영배 스님이 자진사퇴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영배 스님의 이사 지위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추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영배 스님의 해임안이 통과되더라도 이사 지위를 둘러싼 법적 다툼까지 이어질 것이고 상당한 진통을 겪은 후에야 정리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당장 13일 이사회에 영배 스님이 출석할 지, 스님의 이사지위는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