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4 (음)
> 종합
“조계종 총무원, MB정부의 홍보기관인가?”
불교시민단체, 홍보물 배포 방조 비판



5개 불교계 시민단체들이 조계종 총무원이 종단 행사시 정부 홍보물 유포를 방조한 것을 강력히 질책했다.

대한불교청년회, 불교환경연대,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참여불교재가연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등 불교계 단체는 2월 24일 성명서를 통해 조계종 총무원이 2월 13일 ‘국립공원 구역 내 사찰 주지 간담회’ 때 정부홍보물 배포를 묵인 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이 공식 행사에서 정부 정책 홍보물을 배포한 것은 참으로 몰상식하고 개념 없는 행위로 모든 사부대중의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중앙종회, 환경위원회, 각 교구본사, 생명의 강 지키기 불교행동 등 전 불교계가 반대입장을 명확히 천명했던 사안인데, 친 MB정권적인 행보를 넘어 청와대의 홍보실로 전락한 듯한 조계종 총무원의 행태는 통탄스러울 뿐이다”고 말했다.

당시 회의가 열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는 환경부 이병욱 차관이 정부 환경정책을 소개하고, 교계 목소리를 듣는 행사가 진행됐으며, <4대강 살리기>(국토해양부), <미디어발전법안이 필요한 이유>(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 빅뱅, 지금 우리가 준비할 때입니다>(방송통신위원회), <녹색성장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꿉니다>(국무총리실)의 국정홍보물 4종은 ‘대통령실’ 명의의 봉투에 담겨 배포됐다.

회의장에서는 40여 스님들에게 홍보물이 배포됐으며, 일부 종무원은 배포를 중단시키려 했으나, 일부 스님이 그럴 것 까지는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총무원은 회의 당시 사회자인 기획국장 미등 스님이 조계종 총무원 입장과는 무관함을 밝힌 바 있다.

주지간담회 이후 일부 교계 언론은 ‘총무원이 정부의 홍보부처’라며 비판을 가했고, 청와대 측은 “평소 스님들에게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소통하고자 하는 취지로 가져갔다.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MB정부의 홍보기관으로 전락한
조계종 총무원의 각성을 촉구한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이 공식행사에서 이명박 정부의 일방적 주장이 담긴 홍보물을 배포해 지탄을 받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1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국립공원 구역 사찰 주지 간담회’ 참석자들에게 4종의 국정홍보물을, ''대통령실'' 명의의 봉투에 담아 한꺼번에 배포했다고 한다.4종의 홍보물은 <4대강 살리기>(국토해양부), <미디어발전법안이 필요한 이유>(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 빅뱅, 지금 우리가 준비할 때입니다>(방송통신위원회), <녹색성장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꿉니다>(국무총리실) 등으로 하나 같이 사회적인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내용들이며, 이를 시행했을 경우 국가사회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되는 것들이다.
특히, 한반도 대운하의 사전작업이 명백한 <4대강 살리기>의 경우 국토해양부가 여론조사를 왜곡 발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신뢰성마저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 등 시민사회환경단체들이 “국토해양부가 <4대강 살리기> 홍보책자에 정부에 유리한 항목만 내세워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명박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4대강 살리기’는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편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사업’에 다름 아니다.
알다시피, 한반도 대운하 공약은 단군 이래 최악의 프로젝트로 국토의 근간을 파괴하는 시대착오적인 역천의 발상이다. 그렇기에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환경위원회, 각 교구본사, 생명의 강 지키기 불교행동 등 전 불교계가 반대입장을 명확히 천명했던 사안이다. 작년 한해 불교계가 앞장서서 ‘운하백지화를 위한 생명평화 종교인 100일 순례’ 등을 통해 전국민적 여론을 모은 결과, 압도적인 국민으로부터 폐기해야한다는 선고를 받았던 것이다.
금번 조계종단 공식 행사에서 ‘4대강 살리기’로 포장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비롯한 정부 정책 홍보물을 배포한 것은 참으로 몰상식하고 개념 없는 행위로 모든 사부대중의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가뜩이나 MB 정부 들어 종교차별적인 편향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이 때, 친 MB정권적인 행보를 넘어 청와대의 홍보실로 전락한 듯한 조계종 총무원의 행태는 통탄스러울 뿐이다.
조계종 총무원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종단으로서의 체통을 지키고, 위법망구의 자세로 불조의 혜명을 밝히는데 진력할 것을 촉구한다. 제발 더 이상 불자들을 부끄럽게 만들지 말기 바란다. 또한 총무원 일부 교역직 스님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행보로 인해 불교가 지탄받고, 사부대중의 뜻이 왜곡되고, 종단의 위엄이 손상되지 않도록 각별히 언행에 신중을 기해주기 바란다. 특히, 분별없는 행위로 불교의 위신과 존엄을 훼손한 사회부장 세영 스님은 부처님과 종도 앞에 공개 참회하고, 공인으로서의 본분사를 망각하지 않기 바란다.

2009(불기 2553)년 2월 24일
대한불교청년회, 불교환경연대,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참여불교재가연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노덕현 기자 | Dhavala@buddhapia.com
2009-02-24 오후 7: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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