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로 도입되는 민원즉심제 첫 즉심관으로 성시화운동을 활발히 펴고 있는 전용태 장로(69)가 위촉받아 종교편향 우려를 사고 있다.
안산시(시장 박주원)는 2월 11일 ‘민원즉심관’에 검사장 출신인 전용태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 대표)를 선임했다.
민원즉심관제는 민원을 신속ㆍ정확하게 처리하기 위한 제도다. 민원즉심관은 5급 전문계약직으로, 각종 민원에 대한 자문 및 결정, 민원즉심위원회 운영, 법무행정 종합조정 및 지도감독, 행정심판, 소송업무 총괄 등 민원 행정 전반에 대한 막강한 권한을 지니게 된다.
문제는 첫 민원즉심관인 전용태 변호사가 성시화운동의 핵심인물이라는 점이다. 전용태 변호사는 춘천, 청주, 인천, 대구 등지에서 검사장을 역임하고 기독 법무법인 로고스를 설립했다. 1996년 춘천지검장으로 부임하면서 평신도 조직인 홀리클럽과 목사 중심의 성시화운동본부를 조직했으며 현재 한국홀리클럽연합회 대표와 재단법인 성시화운동 이사장을 맡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로,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활동도 한 그는 신학대학인 한세대 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지난해 6월 27일에는 ‘안산시 성시화를 위한 지도자기도회’에서 “성시화운동을 통해 안산시를 깨끗하고 살기 좋은 도시, 범죄 없는 사랑의 도시, 복음과 인권의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공직자 종교중립에 대해서도 “공직자도 종교자유 있어, 신앙생활 보장해야 한다”며 불교계 주장을 반박한 바 있다.(2008년 8월 31일 일요신문 인터뷰)
이번 민원즉심관 임명은 첨예한 이권을 판단하는 각종 민원, 특히 교회 설립 등 특정 종교에 관련된 민원에 편향된 판단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불교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민원즉심위원회에서 결정된 인허가 사항이 감사에서 면책된다는 점에서 자칫 범불교도대회로 인해 토대를 닦아 놓은 공직자 종교중립의 기조 자체가 무너질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독실한 개신교인 박주원 안산시장과의 종교코드가 맞아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내고 있다. 박주원 안산시장은 2008년 4월 ‘선교목적’으로 설립된 할렐루야 축구구단에 재정지원을 하는 연고계약으로 ‘축구구단 설립’ 공약사항을 이행한 바 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성시화운동이 행정기관 내까지 장악하는 하나의 사례”라며 “꾸준한 모니터링으로 종교편향 사례를 적발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성시화운동은 자신이 사는 도시를 거룩한 도시로 변화시켜 민족복음화를 앞당기고,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기 위한 총체적인 복음운동으로 일부 개신교측에서 정의하고 있다. 도시 전체를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겠다는 이 운동은 ‘하나님의 백성 확보’,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 ‘하나님의 영토 확장’이라는 3요소로 압축된다. 2007년 현재 국내 47개 도시에서 이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모 전 서울시장의 ‘서울시민은 하나님의 백성’, ‘청계천 복원은 하나님의 역사’ 발언과 정장식 전 포항시장이 ‘포항을 기독교 도시로 만들겠다’ 발언은 이 운동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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