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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큰 인물이 떠나가셨다. 한국 가톨릭의 정신적 지주 김수환 추기경(87)이 2월 16일 오후 6시 12분 서울 강남성모병원서 선종(善終)했다. 향년 87세.
김 추기경은 노환이 심해짐에 따라 2008년 7월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으며, 얼마 전 서울 강남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다.
최근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기력이 약해지면서 위독설이 돌았으나, 생명연장 장치 사용은 거부하고 선종을 대비했었다. 김 추기경은 마지막 말로 임종을 지킨 교구청 관계자와 의료진들을 향해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
김 추기경이 1989년 세계성체대회 때 장기기증 약속을 함에 따라 이날 임종 직후 안구는 적출돼 두 사람에게 새 빛이 되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은 이날 발표한 추도사에서 “우리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김수환 추기경께서 우리곁 을떠나 하느님 품안에서 선종하셨다”며 “모두 마음을 모아 하느님께서 김 추기경을 영원한 생명 나라로 받아주시기를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김수환 추기경은 가톨릭 신자뿐만 아니라 모든 한국인의 사랑과 평화의 사도로서 하느님께서 받은 사명을 충실히 수행오셨다”며 “특히 우리나라가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 그 존재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수환 추기경께서는 노환으로 고통을 받으시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미소와 인간미를 잃지 않으셨다. 김 추기경이 마지막 순간까지 세상을 향해 외쳤던 메시지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그리스도의 평화와 화해였다”고 강조했다.
김 추기경의 운구는 이날 오후 9시30분 강남 성모병원을 떠나 명동성당 안으로 이송됐다.빈소는 명동성당 안에 마련되며 장례는 5일장으로 치뤄진다.
서울대교구는 20일 오전 10시에 정진석 추기경의 주례로 장례미사를 치를 예정으로, 장지는 용인 천주교 묘지다.
한편, 김수환 추기경은 2007년 불교문화에서 조사한 불교계 영향력 조사에서 호감가는 타종교인 1위에 꼽힌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