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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들 ‘홀로코스트’ 주제로 토론의 장 마련
'희생자 의식' 넘어 새로운 게임의 법칙 찾아야


개혁을위한종교인네트워크가 2월 5일 서대문 한백교회에서 긴급토론회를 열어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 사태를 성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홀로코스트(Holocaust)는 2차 세계대전 나치에 의해 자행된 유대인 대학살을 뜻하는 고유명사다. 수백만의 유대인들의 죽음을 떠오르게 하는 이 홀로코스트가 이제는 유대인들의 국가 이스라엘이 가해자가 돼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자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개혁을위한종교인네트워크가 2월 5일 서대문 한백교회에서 긴급토론회를 열어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 사태를 성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개혁을위한종교인네트워크는 불교, 가톨릭 개신교 단체가 종교간 대화와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결성된 모임으로 각 종교계 대표자들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적대는 어떻게 생산되는가’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종명 스님(화계사 사회국장)은 “불교적 관점에서 홀로코스트는 ‘무아(無我)’에 반하는 ‘아(我)’


이번 토론회의 발제자로 나선 임지현 교수(한양대 서양사)는 “유대인 홀로코스트의 기억은 희생자를 추모하는 차원이 아니라 이스라엘 건국 과정에서 희생자의 고통을 건국의 도구로 삼아 민족주의를 강화한 역사정 과정을 짚어주는 것”이라며 이를 ‘희생자의식 민족주의’로 정의했다. 임 교수는 “이스라엘은 희생자의식 민족주의를 강화하면서 나치의 학살이 유대인에게만 이뤄진 것이 아니라 집시, 공산주의자, 슬라브인, 성소수자들도 함께 희생됐지만 오로지 유대인들만 희생자인 것처럼 나치 희생을 전유했다”며 “현재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피해자의 항변ㆍ반격으로 정당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진호 목사(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는 “한국 개신교 지도자들이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을 ‘정당방위’라고 서슴치 않고 발언하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서구 중심주의적 성공에 예속된 식민화된 자의식이 깔려있다”며 비판했다.

천주교측 토론자인 박준영 연구위원(우리신학연구소)은 “희생자가 집단적 희생자의식을 키우는 것은 결국 가해자를 똑같은 방식으로 공격해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것”이라며 “홀로코스트 너머의 신학은 가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논리를 해제하는 방향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교측 토론자로 나온 종명 스님(화계사 사회국장)은 “불교적 관점에서 홀로코스트는 ‘무아(無我)’에 반하는 ‘아(我)’, 즉 나 이외의 모든 것을 타자화시키는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해 참가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한편 이번 토론회의 사회를 맡은 박대영 소장(우리신학연구소)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은 가해자의 논리, 성공과 탐욕만을 앞세우는 논리를 해체하고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찾는 것에 있다”며 정리했다.
이나은 기자 | bohyung@buddhapia.com
2009-02-16 오전 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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