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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역 부루나존자를 찾아서] 연화사 주지 정법 스님


사진 기자=박지원 기자


“누가 가르치지도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 아이들이 우리 절에 찾아와 뛰어놀고 부처님 오신날에는 장기자랑을 뽐냅니다. 공부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절이 좋고, 스님도 좋고, 부처님법이 좋아지니 점점 절에 찾아오는 날이 많아지는 거죠. 그게 나의 어린이 포교방법입니다”

부산 북구 만덕 고개 위에 자리한 연화사는 작지만 항상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난다. 이 아이들은 모두 절 아랫동네의 ‘푸른 공부방’에 다니는 학생으로, 주지 정법 스님의 사랑스러운 아들, 딸이기도 하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연화사 한 신도의 딸이 무료로 운영되는 공부방에서 미술교사로 자원봉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푸른 공부방’을 처음 찾게 됐다. 그때 “우리 절이 있는 만덕은 부산의 다른 지역에 비해 형편이 어려운 가정이 많은 편인데, 초, 중, 고교생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학생들이 공부를 마치면 저녁식사도 함께 먹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작은 힘이지만 꼭 돕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스님은 매월 쌀 1말과 여러 가지 부식거리, 20만원을 후원하기 시작해 올해로 3년째에 접어들었다. ‘푸른 공부방’은 지역 내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원을 다니기 힘든 가정의 학생들에게 무료로 학습 지도와 저녁식사를 제공하는 비영리 공부방으로 대학생 및 직장인으로 구성된 봉사자들이 틈틈이 찾아와 공부를 가르치고 있다.

정법 스님의 진심이 아이들에게 전해져서 인지 언제부턴가 이곳 공부방의 학생들이 연화사로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해, 지금은 아이들의 즐거운 놀이터가 됐다. 어느 누구도 절에 가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오게 된 것. 이번 설날에도 어김없이 스님을 찾아와 새배를 했다. 부처님 오신날처럼 큰 행사가 있을 때는 와서 절일을 돕고, 작은 음악회를 열어 공부방에서 배운 악기연주 솜씨를 뽐내기도 한다. 스님은 “아이들을 법회를 보고 교리공부도 하면 좋겠지만, 공부방 후원을 통해 자연스럽게 스님이 고맙고, 불교가 좋고, 또 절에 놀러가고 싶다는 신심이 절로 생겨, 이제는 모두 불자가 되었으니 어린이 공부방 후원이야말로 새로운 포교방법이 아니냐”며 기뻐했다.

사실 스님은 오래 전부터 어린이와 중고등학생 법회를 지도해온 경력 20여 년의 어린이포교 베테랑스님이다. 19세 때 어린이법회 지도를 시작으로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며 조계사 중고등학생회를 다년간 지도하기도 했다.

오는 3월 연화사는 부산 연제구 거제동에 새로운 도량을 열고, 시민들의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 도심포교를 시작한다. 정법 스님의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어린이포교의 노하우들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어린이, 중・고등부 정기법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연화사 새 도량은 법당도 마당도 넓어서 아이들이 뛰놀고 공부하기에 좋습니다. 놀토마다 절에서 다양한 불교문화체험 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하고, 어린이와 중・고등부 법회를 정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부처님법보다 좋은 것은 없다는 것을 가르치려면 스님들이 아이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야죠”

정법 스님은 포교는 베풂이다. 자비를 베풀어 주는 이도 받는 이도 모두 부처님법으로 행복하니, 최고의 포교인 셈이다. (051) 504-5522
박지원 기자 | hdbp@hanmail.net
2009-02-13 오전 11: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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