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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맥경화(北脈硬化)로 마비상태인 남북통일에 ‘불교’라는 만병통치약이 처방될 것인가. 남북관계가 전면대결태세로 최악의 상황에 처한 가운데, 남북교류 개선ㆍ발전에 대한 불교계 최초의 통일 로드맵이 나와 눈길을 끈다.
조계종 통일종책연구위(위원장 세영)는 2월 2일 종책보고서 <민족통일과 불교통합: 남북불교의 교류와 협력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북한의 북방한계선(NLL) 조항폐기 선언과 대포동2호 미사일 발사 등 강경입장의 근본요인이 미국, 남한 정권교체에 따른 ‘핑퐁식 교류’라는 점에서 이번 종책보고서는 지속가능한 불교교류로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불교계 내부적으로도, 교류사업과 각 사찰의 통일법회 등 협력사업의 향후 방향을 제시한 성과가 있다.
세영 스님(조계종 사회부장)은 발간사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통일정토를 실현하기 위한 남북불교교류가 시작된 지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불교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남북불교교류를 진행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비전과 전략이 필요한 현시점에서 장ㆍ단기적 종책연구를 진행한 이번 보고서를 발간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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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종책연구위가 발표한 이번 불교 통일 로드맵은 △남북불교 상호인정 및 교류협력 △불교도왕래 및 남북불교종단협의회 등 조직구성 △통일종단ㆍ종법의 3단계로 이뤄져있다. 현 정부의 통일 로드맵인 화해협력단계, 국가연합단계, 통일국가단계에 불교의 통일관을 접목시킨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위원 고영섭 교수(동국대 불교학)는 “불교 통일 로드맵은 삼국통일을 이념적으로 뒷받침한 일심ㆍ화회ㆍ무애의 원효사상을 그 사상적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불교 통일 로드맵의 구체적 실천방안은 △대북지원협력사업 △문화유산교류 △시민사회영역으로 세분화됐다. 대북지원협력사업에서는 불교계 대북 지원협력사업의 성과와 의미, 단계별 지원협력 사업의 전략과 과제, 지원협력의 효율적 추진 등을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문화유산교류에 있어서는 북한의 불교문화유산에 대한 인식과 관리 현황을 살펴보고 문제점을 파악했다. 시민사회영역에서는 제도적 차원을 넘어 스스로의 역량강화와 역할을 위한 대안도 모색됐다. 교류사 정리를 통한 흐름 파악도 강조됐다.
김용현 교수(동국대 북한학)는 보고서에서 “로드맵 실현을 위해서는 범불교 차원의 조직체 마련이 요구되고, 불교신도들을 대상으로 하는 통일 교육과 구체적 실천도 이뤄져야 한다”며 “불교계는 남북 관계를 중장기적으로 보고 범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북한지원을 둔 남남갈등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종책보고서에 담긴 로드맵에 따른 세부시책 마련으로 향후 남북불교교류가 탄력을 받아 경색된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보도자료집은 전국교구본사 및 통일부, 국회외통위, 각 통일관련단체 및 불교대학을 비롯한 포교신도단체 등 총 213곳에 500부가 무료 배포될 예정이다. (02)2011-1820~5
한편,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2월 3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직속 자문기구 ‘통일고문회의’ 신임 고문에 위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