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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원장 혜총, 이하 포교원)이 포교사고시 전국 최다 합격자를 배출한 부산불교교육대학의 신도전문교육기관 인가를 취소했다.
포교원은 1월 16일 기존 신도전문교육기관 인가를 취소하고, 1월 24일 교계신문을 통해 ‘부산불교교육대학은 대한불교조계종 신도전문교육기관이 아니다’라고 공고했다. 부산불교교육대학은 진구 부전동에 위치, 2002년 4월 23일 대한불교조계종으로부터 신도전문교육기관 최고 등급인 <갑종 제 2002-7호> 인가를 받았다.
‘신도전문교육기관’ 인가를 받으면 포교사고시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며, 부산불교교육대학 또한 2008학년도까지 우수한 포교사를 배출해 부산경남지역 명문학교로 명성이 높았다.
그러나 1월 16일 대한불교조계종포교원은 공고문을 통해 ‘조계종 신도전문교육기관으로써 준수해야할 대학 운영 및 학사관리 등에 종무지침을 준수하지 않았음으로 부득이 본종 종법령에 의거 2009년 1월 16일자로 기존 신도전문교육기관으로 인가된 것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포교국 관계자는 “앞으로 부산불교교육대학은 인가가 취소된 1월 16일 이후 2009학년도부터 대한불교조계종 신도전문교육기관의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며 “조계종으로부터 인가를 받은 불교대학이라는 명분 등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없으며, 임의로 신입생을 받은 경우에는 조계종 신도전문교육기관 교육생으로 인정되지 않고 포교사고시에 응시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학교 측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부산불교교육대학은 27년간 우리나라는 대표하는 포교사양성 교육기관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인가를 취소 받게 될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이어 “설령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포교원 쪽에서 선도하고 이끌어주는 것이 자비이고 또 부처님 법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재 부산불교교육대학의 강선태 학장은 2월 2일 부로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한편, 부산불교교육대학 총동문회는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최현모 총동문회장은 “어떻게 인가가 취소될 때까지 문제를 방치했는지 의아하고, 한때 최고였던 우리 대학의 명성에 오점이 돼 유감스럽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대학 측에서 반성하고 자성해 다시 인가를 득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졸업을 앞둔 2008학년도 재학생들 역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재학생 김모씨는 “함께 공부한 대부분의 학우들은 포교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입학했는데 더 이상 포교사고시에 응시할 수 없게 된다면 학교를 다닐 이유가 없다”며 “입학 당시 200여 명이던 학생들이 백중기도 이후 급격히 줄어들어 현재 20여 명이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그 즈음 약속했던 강사진의 70% 이상이 교체되고, 여래정사라는 학내 사찰이 들어서면서 혼란이 가중됐던 것 같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제 가장 필요한 것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합심해, 학교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다. 과연 부산불교교육대학은 ‘신도전문교육기관’ 인가를 다시 한번 취득하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포교사를 배출한 명문불교대학이란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