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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 열암곡석불좌상(列岩谷石佛坐像, 경북도유형문화재 제113호)이 1300여 년의 긴 잠에서 깨어나 당당하고 풍만한 몸체로 가부좌를 틀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 이하 연구소)가 1월 29일 석불좌상의 정비를 마치고 현장보고회를 개최한 것.
열암곡석불좌상은 통일신라시대(8~9세기) 불상으로 2005년 경주 남산 열암곡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발견 당시 불두(佛頭)가 계곡 아래에 떨어져 있고 광배(光背)는 불상 뒤편으로 넘어져 있는 등 크게 파손돼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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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복원ㆍ정비는 연구소와 경주시(시장 백상승)가 공동 진행하고 있는 ‘신라 불교문화의 보고 경주 남산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연구소는 2007년 4월 발굴조사를 시작으로 1년 6개월간의 작업 끝에 불상을 높이 4m에 광배와 대좌를 갖춘 당당한 모습으로 복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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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져 나간 불두는 보존처리 후 불신에 접합하고, 10여 조각으로 깨진 광배는 구조보강 작업을 거쳐 완전하게 접합했다. 특히 광배는 연화문(連華文), 화불(化佛), 불꽃무늬 새김 등으로 두광(頭光)과 신광(身光)을 아우르는 거신광(擧身光)의 면모를 갖췄다. 또 유실된 중대석(中臺石)은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불상 형식에 따라 새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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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이주헌 학예연구관은 “석불좌상의 불두 및 깨어진 광배ㆍ하대석(下臺石) 편들에 대한 접합 복원, 중대석(中臺石) 재현 등을 통해 마침내 3단 대좌 위에 열암곡석불좌상을 안치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열암곡석불좌상 정비는 신라인의 신앙지였던 경주 남산의 정체성을 규명하고 그 참모습을 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