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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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진리 두 얼굴로 논한 법구경과 바가바드기타
법구경과 바가바드기타
정태혁 지음
정신세계사 펴냄|2만5000원



그루 정태혁 박사.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되풀이 된 무수한 갈등이 역사라면 인류의 역사란 곧 인간의 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하면서 끝없는 지평선을 향해 떠나는 배와 같은 것이 아닐까?’

불교의 지혜서(知慧書) <법구경>과 힌두교 요가 수행자가 부르는 삼매의 성가(聖歌) <바가바드기타(Bhagavadgita, 지존의 노래)>(이하 기타)가 심도 깊은 차원의 합일을 모색한다. 수천 년에 걸쳐 인도의 정신문화로 꽃 피운 성전이 한 진리의 두 얼굴로 논한 삼라만상의 ‘즉(卽)’ 이다.

<법구경과 바가바드기타>는 1943년 월정사에서 지암 스님의 도제로 득도해 불교와 인도철학을 수학하고 요가와 아유르베다를 수행 연구해 온 향운 정태혁 박사(88)의 참구(參究)가 이뤄낸 또 하나의 결실이다. 책을 세상에 내놓으며 ‘진리를 설하신 부처님께 진심으로 귀경례하고, 깊은 삼매 속에 노래한 고대인도 요가 행자들에게 경배’하는 저자의 경건함 속에서 부처님과 인도 성자의 참된 실살이 독자와 수행자들에게 바로 자리 잡히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을 엿본다.

불교의 법구경과 힌두교의 바가바드기타가 만났다.


저자는 깊은 성찰을 통한 믿음과 해탈의 길 위에서 두 경전을 조망한다. 위대한 종교의 가르침은 지식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온 몸으로 깨달아 얻어지는 것임을 확고히 다져간다. 허무와 집착의 샛길에서 방황하는 구도자들에게 등대가 되고자 하는 저자의 발원을 면면에 농축한 정수는 수행자의 깨달음을 향한 갈증을 해소해 준다.

<법구경>은 총 26장 423송의 시구로, <기타>는 총 18장 700송의 시구로 구성된 불교와 힌두교의 복음서다. 절대적인 평정 속에서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 법의 가르침이 <법구경>이라면, <기타>는 절대적인 평정 속에서 마음을 일으키는 법으로 절대성 속의 상대성을 드러낸다.

진실의 문제에 관해 <법구경>과 <기타>는 어떤 대화를 나누는가?
모든 존재가 연기이며 무상하다는 것이 불교의 진리다. 만물은 궁극의 본래 모습을 나타낼 뿐,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반면 <기타>는 삶 속에서 죽음을 보고 죽음 속에서 삶을 보라고 말한다. 드러남에서 드러나지 않음을 발견하는 일, 그것이 곧 진실을 보는 일이라는 것이다.

한편 붓다는 선정을 닦으면 누구나 성자가 될 수 있다고 가르쳤다. 오직 너 자신을 믿고 법에 의지하라 말씀하셨다. 반면 <기타>는 나와 세계의 근본인 브라흐만을 알고, 그 마음을 브라흐만에게 돌려 전일(全一)하게 하는 요가의 관법을 통해 신과 내가 하나 되는 청정을 얻으라고 말한다. 불교는 자력으로 깨달음을 향해 가지만 법에 완전히 귀의하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요가는 타력으로 신을 구하는 듯 보이지만 스스로의 능력을 최대한 개발해 신에 다가가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깨달음의 행복에 이르는 총 15부로 구성된 <법구경과 바가바드기타>는 자기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싸움에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집착을 버리고 넘어설 때 비로소 이르는 마음의 평화가 이르는 지점을 마치 잔잔히 흐르는 강물처럼 얘기한다. 종교는 인간의 갈등 속에서 그것을 뛰어넘는 길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사막의 타조가 뒤좇아 오는 맹수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는 식의 해결책을 제시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차원의 길을 모색하는 지침, 그것이 바로 <법구경>과 <기타>의 공통 주제다.
가연숙 기자 | omflower@buddhapia.com
2009-01-23 오후 4: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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