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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없는 졸업ㆍ입학식만은 막아야”
중앙승가대 총학생회 성명서 발표
“중앙승가대 총장 문제를 순수한 교육적 차원에서 논의해 조속히 선임해 달라.”

중앙승가대 총학생회가 1월 20일 ‘하루 속히 총장 스님을 선임하여 학교를 정상화시켜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통해 2달째 공석인 총장에 대한 조속한 선임을 촉구했다.

학생회는 “종범 스님(2008년 11월 29일 임기만료)의 퇴임 후 업무 공백을 막고자 교내 구성원들이 총장추천위원회를 결성해 정인 스님(불교학과)을 총장 후보로 추천했었으나, 승가학원 제80차 이사회에서는 총장 선임 문제를 안건조차 상정하지 않았다”며 “중앙승가대 총장 문제가 종단에서 정치적 논리로 해석ㆍ논의되는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이어 학생회는 “2009년 4월 개교 30주년 기념행사 준비에 앞서 총장 없는 졸업ㆍ입학식을 거행하게 됐다”며 “빠른 시일 내 이사회를 소집해 총장 선임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하루 속히 총장 스님을 선임하여 학교를 정상화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학교법인 승가학원 이사장 지관 큰 스님을 비롯한 승가학원 이사 여러분, 그리고 중앙승가대학교 교수, 동문 여러분.

저희 중앙승가대학교 총학생회는 뚜렷한 이유 없이 지체되고 있는 본 대학 총장 선출 문제에 대하여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이에 다음과 같은 입장을 표명하고자 합니다.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본교 제 3, 4대 총장을 역임하신 종범 스님의 임기는 2008년 11월 29일자로 종료되었습니다. 퇴임 이후 업무 공백을 우려한 전임 총장 종범 스님께서는 본 대학 최고 의결 기구인 확대운영회의를 소집하여 차기 총장 선출문제를 논의할 것을 지시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확대운영회의에서는 본교의 교수, 직원, 동문, 대학원, 학부 대표로 구성된 총장추천위원회를 결성하여 수 차례에 걸친 회의를 개최하였고, 본교 불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정인 스님을 단일 총장 후보로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총장 임기 종료를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11월 26일 개최되었던 학교법인 승가학원 제 80차 이사회에서는 총장 선임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하지도 않은채 종료하므로써, 본교는 현재 교학처장이 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이른바 ‘비상체제’의 현실 속에 처해 있습니다. 저희 총학생회 일동은 비상체제의 현실을 초래한 작금의 과정에 대하여 실망과 우려의 생각을 지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제 80차 이사회 이후 본교 총장 선출 문제는 점차 우려스러운 방향으로 확대 해석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미 여러 교계 언론매체에서 지적한 것처럼, 중앙승가대 총장 문제가 종단에서 정치적 논리로 해석되고 논의되는 참담한 지경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특히 평생을 교육에 몸담아 오셨던 이사장 스님마저 정치적 판단을 고려하고 있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를 접한 이후, 저희 학인 일동은 크나 큰 당혹감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저희들은 이러한 보도 내용은 단지 이사장 스님의 진의를 왜곡한 것일 뿐이라고 굳게 믿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학교법인 승가학원 이사장 지관 큰 스님을 비롯한 승가학원 이사 여러분, 그리고 중앙승가대학교 교수, 동문 여러분.

잘 알고 계시는 것처럼 중앙승가대학교는 조계종립 승려기본교육기관입니다. 이러한 교육기관의 장이 정치적 이해 득실 관계에 의해 선임되고 만다면, 이것은 종단 전체의 위상에 먹칠을 하게 되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수행과 기본교육에 충실해야할 저희 학인들이 더 이상 인내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내게 된 데에는 바로 이러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총장 선출 문제가 지체되면서 최근에는 특정 스님들의 법명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하마평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학교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여 정당한 절차와 충분한 논의를 거친 이후 추천된 후보자에 대해서는 단 한 차례의 공식 논의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등장하는 이같은 하마평을, 저희 학인들은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습니까?

중앙승가대학교는 금년 4월 개교 30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한국 현대승단 교육사에서 괄목할만한 업적을 일구어가고 있는 본교의 개교 30주년은 범종단적 차원에서 축하하고 기념해야할 일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본의 아니게 ‘비상체제’에 처하게 된 본교 구성원들은 개교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그 어떤 일들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총장을 모시지도 못한 상황에서 졸업식과 입학식을 거행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본교의 정상적인 운영이 시급하다는 점은 비단 저희 학인들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존경하는 학교법인 승가학원 이사장 지관 큰 스님을 비롯한 승가학원 이사 여러분, 그리고 중앙승가대학교 교수, 동문 여러분.

중앙승가대학교 총학생회는 여타 일반 대학의 학생회와 전혀 다른 위상과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지난 30년의 역사에서 총학생회가 학교의 발전 뿐 아니라, 종단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결코 적지 않은 일을 해왔다는 사실에 대해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종단과 사회의 변혁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불법의 당간을 곧추 세워왔던 선배 스님들의 기상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저희들에게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 중앙승가대학교 총학생회는 본교 총장 선임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합니다.

-. 학교법인 승가학원 이사장 지관 큰 스님을 비롯한 승가학원 이사 여러분께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이사회를 개최하여 본교 총장 선임 문제를 해결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본교 교수와 동문 스님들께서는 지난 총장추천위원회의 정당한 절차와 결과를 존중하여 학교 구성원들의 중지가 반드시 성취될 수 있도록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주시기 바랍니다.

-. 본교 총장 선임 문제를 둘러싼 종단 일각의 정치적 논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종단 어른 스님들께서는 본교 총장 문제를 오로지 교육적 차원에서 순수하게 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불기 2553년(2009년) 1월 20일 중앙승가대학교 총학생회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9-01-21 오전 11: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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