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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바위 기우는데 삭도 추진?
정부 규제완화로 지자체 관광개발ㆍ환경파괴 우려


갓바위는 관광의 대상이 아니라 신행의 대상이다.


환경부(장관 이만의)가 환경규제 완화를 밝힌데 따라 각 지자체와 추진단체들이 케이블카 건설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환경부는 구랍 12월 19일 자연공원의 주요문화재 반경 500m 이내에 케이블카 등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는 ‘자연공원 로프웨이 설치 및 운영지침’을 폐지하고, 1월 15일 2킬로미터 이내로 제한돼 있는 국립공원안 자연보존지구의 케이블카 노선 길이를 5킬로미터까지 연장하는 ‘국립공원 구역조정 및 자연공원제도 개선 추진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갓바위’(관봉석조여래좌상, 보물 제431호)를 비롯해 전국 국립공원 및 명찰지역이 지자체간 무분별한 관광자원 개발에 멍들고 있다.


#전국국립공원 케이블카 몸살


1980년 내장산을 마지막으로 케이블카가 설치된 이후 국립공원에 케이블카가 설치된 사례는 없었다. 환경단체의 반대도 있었지만, 환경부 내부적으로도 케이블카의 환경파괴와 효율성저하로 부정적인 태도를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4대강정비사업 등 개발위주 정책이 가동되면서 환경부도 변했다.

이에 따라 ‘팔공산 갓바위지구 케이블카 유치 추진위원회’(위원장 이응재)는 1월 7일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 대구시(시장 김범일)에 ‘현상변경 허가’ 신청했다. 법적 장애물이 없어진 추진위는 “사업 허가를 얻기까지는 5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며 “2011년 가동을 목표로 연말쯤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 동구 주민 70여명으로 구성된 민자사업단이 추진하는 ‘갓바위 케이블카’는 ‘갓바위’ 왼쪽 200m 지점(해발 840m)~대구동구 시설까지 1269m 구간, 총사업비 124억 원 규모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갓바위 케이블 선착장에는 양ㆍ한식 및 유흥을 즐길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도 들어서게 된다.

갓바위 외에도 현재 각 지자체가 앞다투어 신청한 지역은 총 11개 지역으로 △제주도 한라산 △울산 신불산 △밀양 얼음골 △강원도 설악산 △목포 유달산 △영암 월출산 △지리산 구례 지역 △지리산 산청 지역 △지리산 남원 지역 △과천 관악산이다.

이중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는 대표적 사찰환경 침해사례다. 표충사와 통도사(말사 성남사)는 사찰내부가 보이고, 수행환경이 침해되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조계종 환경위원회(위원장 주경)도 이에 산하 ‘로프웨이 및 국립공원 제도개선 관련 전문위원회’를 마련해 종단TF팀 구성과 현장답사 등 대응책을 찾고 있다.

팔공산 갓바위 케이블카 유치추진위원회가 공개한 케이블카 조감도



#개발 둘러싼 지자체간 알력


‘갓바위’의 경우 대구시는 민자사업단의 적극 추진에 관광수입 등 경제 효과를 기대하며 팔공산 주차장에서 도보 30분 거리에 케이블카 설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정부와 대구시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개최되는 2011년을 ‘대구방문의해’로 지정하고 △갓바위 케이블카 관광을 비롯해 △‘핫&쿨’ 등 각 종 축제 개최 △국제관광선원 △한방웰빙체험관 등 내외국인 관광산업 활성화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대구시는 1월 17일 경산~갓바위 연결노선 신설, 대구~경산 무료환승제도 전면시행 하는 등 기반 준비를 차근히 진행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갓바위축제’ 명칭 사용과 시청전화번호 803번(팔공산) 등으로 대구시와 묘한 알력관계인 경산시(시장 최병국)는 행정상 경산문화재인 ‘갓바위’가 대구시 관광자원으로 개발되는 것에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관광문화재를 담당하는 경산시 새마을문화과는 “갓바위는 경산시-선본사-갓바위로 가는 길이 평탄해 경산시로 매년 350만 명이 찾는다.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아무래도 경산쪽 관광객이 줄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어 “등산로 정비사업 등 지속적 개발을 통해 관광객이 줄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개발에 훼손되는 성보상징


문제는 이러한 지자체들의 신경전과 과열된 개발에 정작 ‘갓바위’는 망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갓바위’는 2007년 안정성 논란에 쌓인 적이 있다. 그 당시 전문가들은 “왼쪽 5도정도 기울어져 있는 갓바위의 엉덩이 부분이 깨져 풍화로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문화재청은 특별한 이상 징후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 화강암으로 된 갓바위 왼쪽 엉덩이 부분은 가로 1m, 세로 1cm 균열이 있으며, 이를 지탱하는 받침석에도 10㎝ 정도의 틈새가 벌어져 여러 돌맹이들로 메워논 상태다. 케이블카를 통한 관광 사업이 본격화 될 경우, 소중한 불교문화재 훼손은 불 보듯 뻔하다.

‘갓바위’를 관리하는 선본사 주지 향적 스님은 “전국의 불자가 찾는 성소(聖所)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관광객의 술과 음식 등으로 신행분위기가 흐트러질 것”이라며 신행환경 훼손도 우려했다.

향적 스님은 “갓바위는 일반 관광지가 아니다. 신심이 없으면 오지 않는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무분별한 관광개발에는 경제수익성도 낮다”고 말했다. 선본사는 이미 무기한 서명운동을 벌여, 갓바위 참배장을 찾는 방문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모인 5만 2000명 서명부 1차로 국회와 대구시 등에 전달한바 있고, ‘조계종 중앙종회 회원 일동’도 반대 결의문을 채택하고, 설치 저지 운동을 강력 벌여 나가기를 천명했다.


#환경단체들 케이블카 반대


환경단체들은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정상 부근과 등산로 파괴는 피할 수 없다”며 “케이블카 설치 여부를 공론화하고 여론수렴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구태우 사무국장은 “주자창에서 2~30분 걸려 올라가 접근성이 어려운 곳이 아니다. 갓바위 200m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게 되면 환경오염뿐만 아니라, 문화재 파괴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민자사업단의 사업계획안을 면밀히 검토해 환경평가 등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반발에 갓바위 개발을 추진하던 김범일 대구시장은 1월 13일 정례기자간담회에서 김 시장은 갓바위 케이블카에 대한 여론수렴 의지를 표명했다. “갓바위 케이블카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불교계와 환경단체의 입장을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조만간 불교계와 환경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사업허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현장 활동가들은 무리하고 급작스런 개발 사업추진을 정부와 지자체가 임기 내 과시적 성과를 내기를 원하는 것으로 꼽는다. 대통령과 시장은 임기마다 바뀌지만, 우리의 강줄기와 명산, 그리고 소중한 문화재는 한번가면 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불교문화재의 개발과 보존은 비전과 엄밀한 조사,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장기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노덕현 기자 | Dhavala@buddhapia.com
2009-01-16 오후 8:25:00
 
한마디
기자가 문제의 핵심을 잘 못 짚은듯..
(2009-01-20 오전 12:36:05)
59
피해불자 착한사람들을 피눈물흘리게하는자 원문호 주민번호4912101058413
(2009-01-18 오후 6: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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