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지음
겨레출판사 펴냄|각 권 1만8000원
| ||||
20년 간 전국 사찰 3만여 곳을 순례하며 1만 2000여 곳의 자료를 수집, 그림지도와 그곳에 얽힌 절집이야기를 모은 <대동지리지> 충북ㆍ충남대전 편이 출간됐다. 충청도편을 시작으로 경상북도 북부ㆍ남부, 경상남도 동부ㆍ서부, 부산광역시, 전라북도, 전라남도, 제주도, 강원도, 경기도 북부ㆍ남부 그리고 서울특별시 편의 전 16권 완간이다. 조선 후기 지리학자 김정호가 환생한 듯 저자는 사찰을 중심으로 각 지방의 특색, 문화, 관광 등을 두루 답사했다.
한 때 세상사 되는 일이 없다 여기며 하는 것마다 실패의 연속이던 저자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그저 죽음자리로 찾아 들었던 지리산에서 희미하게나마 새로운 세상을 보았다고 회상한다. 오직 걸어서 전국 산속에 산재된 절들을 하나하나 찾아내기 시작한 그는 작은 사찰까지 상세한 그림과 조감도를 그리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마치 거역할 수 없는 운명처럼 20여 년을 산속 유명사찰에서부터 작은 토굴에까지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이제야 깨달은 바가 있어 되돌아보니 스님들의 청정한 마음자리만이 부족한 마음을 채워줍니다. 세상에서 얻고자 했던 그 무엇도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알게 됐습니다. 내 인생에서 단 한 번만이라도 시대의 역사를 그려보고 젊은 층들을 대상으로 현대교육에서 부족한 부분들을 전하고 싶습니다.”
인성과 근본이 무너진 현실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작은 절들일 수 록 맑고 청정하며 도가 높은 스님들이 많다고 강조한다. 일일이 산과 들을 떠돌며 절들을 표시하고 ‘전국사찰지도’로서의 면모를 갖추려 노력했던 여정이 오롯이 담긴 <대동지리지>에는 20년간 인연 맺은 스님들의 마음자리가 면면히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