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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국내 유명 교회인 여의도 S교회 신앙상담 게시판에 실린 글이다. 현재도 인터넷 상에서 쉽게 검색 가능한 이 글은 종교적 맹신(盲信)의 한 단면을 보게 해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특정 교리에 대한 신앙은 교단내 신도들에게는 당연한 믿음으로 여겨지겠지만, 타신도에게는 전도몽상(顚倒夢想)일 수 있다. 자기 종교의 색(色)에 갖혀 편협한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자칫 색안경을 끼고 색깔을 분별하는 어리석음이다.
불교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관찰하라는 여실지견(如實知見)을 강조한다. 삼계의 모습을 여실히 볼 수 있어야 전도몽상에서 벗어나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맹신의 위험은 최근 벌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간 전쟁에서도 드러난다. 유태인과 아랍인은 구약 성경에 나왔듯이 아브라함의 한 핏줄로 민족과 풍습이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모세5경을 토대로 한 유대교와 예수의 복음을 중심으로 한 기독교, 모하메드의 꾸란에 기반한 이슬람교가 충돌하는 중동의 화약고는 말 그대로 아비규환(阿鼻叫喚)이다.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 간 분쟁은 자기 종교의 신념만을 절대시하는 맹신과 교만에서 비롯됐다. 이스라엘인들은 팔레스타인 지역이 약속과 축복의 땅이라는 성서의 예언을 믿는다. 하지만 성서에 따르면 이스라엘뿐 아니라 이집트와 이라크도 약속의 땅이다.
이스라엘의 수도인 예루살렘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마호메드 출생지), 메디나(번성지)와 함께 이슬람 제3의 성소(마호메드가 승천한 곳)이기도 하다.
종교는 자비와 사랑, 평화를 주장하지만 자기 종교만의 맹신 뒤에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있다. 힘든 세상 절대적인 무엇에 의지해 헤쳐나가려는 사람들이 많다. 사랑, 신용, 신앙 등 그 어떤 것에 대한 믿음은 삶의 구성요소다. 하지만 지혜없는 믿음은 사회와 종교, 사람을 해친다.
반문하고 싶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보수 유대교에서 “원수에게 한쪽 뺨을 맞으면 반대쪽 뺨도 내주라”며 ‘사랑’을 설한 예수님. 그 분의 눈에 조선인을 학살한 고니시 장군은 어떻게 비칠까. 여실지견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