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3.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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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 신고합니다. 최전방 이상 無!”
군종특별교구 연말 맞이 GOP 위문


국군장병 여러분 힘내세요


“단결, 중부전선 이상 무”
새하얗게 몰아치는 북서풍에도 들려오는 목소리는 우렁차다. 지금은 겨울 철새들만이 찾지만, 반세기 전 평야를 붉은 피로 물들였던 그 곳. 평화와 긴장이 공존하는 최전방 철책선에 부처님의 자비가 전해졌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교구장 일면)가 연말을 맞아 12월 23일 중서부전선 최전방 5사단 상승열쇠부대를 찾았다. 최전방의 추운날씨와 하얗게 내린 눈도 열쇠부대 장병들의 열정과 그들을 위로하는 따듯한 불심까지 얼릴 순 없었다.

일면 스님을 소초 대대장이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이날 위문행사에는 군종교구장 일면 스님과 군종교구 심정민 종책실장 등 군종교구 관계자뿐만 아니라 82년부터 군포교를 지원하고 있는 군불교후원회 송순옥 회장을 비롯한 후원회원들과 제주 무량정사 묘관 스님(80) 등 멀리 제주도에서 온 불자들이 동참해 떡과 귤 등 먹거리와 금일봉을 전달했다. 직접 재배한 무농약 귤 215박스를 가져온 묘관 스님은 기상악화로 김포공항이 아닌 영종도 국제공항에 연착하는 어려움에도 뜨거운 보살행을 펼쳤다. 3년 전부터 매년 귤 1000여 박스를 육ㆍ해ㆍ공군과 해병대 등에 보내온 묘관 스님은 “젊어서 전쟁 중에 교육받은 것이 생각난다. 그동안 부대로 귤을 보냈지만 직접 철책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이런 기회를 준 군종교구에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GOP소초 상황실에서 브리핑을 듣는 위문단 일행


달리는 차량을 재촉해 사단사령부에 도착한 시각은 정오 무렵이었다. 바쁜 행보에도 권혁순 사단장이 군악대의 연주와 함께 위문단을 맞이하며 예우를 갖췄다. 일정상 권 사단장을 대신해 불자로 알려진 문효진 행정부사단장이 귤 등 위문품을 전달받았다.
환영행사 후 군법당인 통일광복사(주지 김재윤 법사)에서 광복사 신도들을 격려하고, GOP지역으로 이동했다.
일면 스님은 GOP로 향하기 전 군종교구 사상 처음으로 원불교 열쇠교당을 방문해 참배하고 준비한 책을 선물했다. 원불교는 2007년 첫 군종장교를 파견했고 그 곳이 5사단 열쇠교당이다. 문정석 교무(대위)가 위문단을 맞이했고, 소식을 들은 타종교 군종장교도 자리를 함께했다.

위문 브리핑 이후 생활실에서 군장병을 위로 했다.


광복사 김재윤 법사는 “스님의 방문으로 종교화합의 장이 마련됐다. 앞으로 포교에 더욱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환영행사로 일정이 다소 지체된 위문단은 길을 재촉했다. 위문차량이 1시간 가량 길을 달렸까. 눈이 대부분 녹은 경기지역과 다르게 폭설로 뒤덮인 산봉우리들이 나타났다. 길 양옆으로는 지뢰라는 표식과 ‘5사단땅굴은 5사단이 찾는다’는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삼엄한 검문소를 몇차례 통과 후 깍아지를 듯한 산 정상에 위치한 36연대 통일9초소와 기나긴 철책선이 위문단을 맞이했다. 매서운 바람에도 대대지휘관과 소초장병이 일렬로 도열해 환호를 보냈다.

묘관 스님은 직접 재배한 감귤을 장병들에게 쥐어 주며 건강과 무사귀가를 기원했다.


“건강히 무사제대하십시오. 당신들 덕분에 부모님과 가족들이 평안히 있습니다.”

군복무를 했던 일면 스님은 이들의 손에 손수 합장주를 달아주며 원할한 군생활과 국토안녕을 기원했다.

위문브리핑이 진행된 통일9소초는 5사단에 시범 도입중인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었다.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감시카메라와 접근센서로 소초지휘부가 철책상황을 24시간 점검하고, 유인과 무인경계근무를 병행한다. 위문단이 브리핑을 받는 순간에도 수시로 비상벨이 울리며 철책선 이상움직임을 감지했다. 감시카메라가 모니터에 이상움직임을 감지한 곳을 표시해주고 있었다.
소초장 이창준 소위는 “휴전선 철책 전 지역에 경계등을 밝히고 주야를 가리지 않고 경계를 서고 있다. 현재 전선 이상 없다”고 힘차게 말했다.

통일각 탑돌이는 민족안녕을 위하는 커다란 발원이었다.


소초장의 당당한 설명에 일면 스님은 “과학화 경계시스템과 국토방어에 최선을 다하는 장병들을 만나니 안심이 된다. 군 입대로 사회 있을 때 보다 많은 것이 힘들겠지만 여기서 못하면 사회서도 못한다는 생각으로 잘 버텨달라. 지금 밖에는 경제가 힘들지만 여러분들이 있기에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진행된 생활실(내무반) 방문에 묘관 스님과 송순옥 회장 등 노보살들도 “추운데 고생한다”며 장병들을 보듬어 안는다.
송순옥 회장은 “군장병 볼 때마다 손자같다. 우리 손자도 군대가야하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힌다.

“재게재게 옵서, 호꼼만 이십서게.(빨리빨리 와라, 조금만 있어봐.)” 묘관 스님은 잘 들리지 않는 귀에도 더 많은 장병에게 손수 위문품을 주기위해 신도들을 재촉한다. 주변에선 스님께 제주도행 비행기가 늦는다고 난리다.

장병들을 격려한 위문단은 최전방법당 ‘통일각’을 들러 일배 또 일배했다. 통일각 불탑 뒤로는 드넓은 이북평야와 기나긴 철책선이 펼쳐져 있었다. 통일각 탑돌이에 조국통일과 평화정착의 염원은 영글어 갔다.



5사단은?


1948년 창설된 5사단 열쇠부대는 한국전쟁 시 가평ㆍ춘천 탈환전, 피의능선 전투 등 혁혁한 공을 세웠다. 열쇠부대는 5를 형상화 한 것으로, 통일을 여는 열쇠란 의미다.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천하무적사단’ 칭호를 받고, 지리산 공비토벌과 대간첩작전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상승(常勝)5사단’이라는 칭호를 받기도 했다.
휴전 후 인제, 양구, 포천, 양평을 거쳐 1978년 현위치인 연천일대를 방어하고 있다. 역대 주요사단장은 4대 백선엽 장군과 16대 박정희 대통령이 있다.
노덕현 기자 | Dhavala@buddhapia.com
2008-12-31 오전 9: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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