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찰대본산 범어사(주지 정여)는 도난 논란에 휩싸인 동제시루를 보관 중인 부산시립박물관을 상대로 부산지방법원에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범어사는 “동제시루는 부산시립박물관이 2000년 2월 어느 수집가로부터 1억 3,000만원에 매입한 뒤, 이듬해인 2001년 시지정 문화재로 등록됐지만 이는 범어사에서 도난당한 장물”이라며 동제시루 2점을 범어사에 반환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시립박물관 측은 “동제시루는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구입한 것으로 범어사 측이 이제와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와 같은 동제시루의 반환 문제는 2004년 부산시의회 김청룡 의원이 도난품일 것이란 의문을 제기할 때부터 있어왔다.
한편 논란의 중심에 있는 동제시루는 1664년 제작된 떡을 찧는 기구로 표면에 한문으로 ‘경상도 동래북령 금정산 범어사’로 시작되는 187자의 명문이 새겨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는 시루의 제작처와 제작시기, 시주자 및 시루 제작을 전후한 시기의 범어사 주지 스님들의 법함 등이 기재돼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범어사는 “이런 명문을 통해 엄연히 범어사의 소유라는 사실을 알고도 고의 또는 중과실로 동제시루를 불법적으로 취득한 박물관 측은 당연히 반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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