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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지은 옷, 이야기가 담긴 자연을 누리다
국내 최초 공정무역 브랜드 ‘그루’ 이미영 대표
페어트레이드코리아 패션브랜드 그루.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면 남아메리카 사람들이 수확한 커피를 마시거나, 중국 사람들이 재배한 차를 마신다. 우리는 일터로 나가기 전에 벌써 세계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


이미영 대표가 인도 마야오가닉의 수공예 천연수지 장난감 내친구비보를 들고 있다.

인간을 닮은 불교적인 시장경제, ‘공정무역(Fair Trade)’ 브랜드 1호점이 한국에 생겼다. 서울 종로 안국동에 둥지를 튼 ‘그루(g:ru)’가 바로 그곳. 환경단체에서 활동하며 여성과 환경의 진보를 위해 고민해온 이미영 대표가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설립한 작지만 아름다운 공간이다.

“가난한 나라의 빈곤은 환경 문제와 동등하게 심각합니다. 환경이 파괴될수록 더욱 더 가난해지고 여성의 고통도 가중돼요. 가족은 해체되고 질병을 치유하기도 쉽지 않지요.”

그가 경제 구조의 부조리한 착취가 아닌 동반자 관계로 세계의 가난을 치유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한 것은 14년 전 제3세계 환경운동가들과 교류하고 부터다. 나와 연결된 일상의 모든 것이 상즉상입(相卽相入)한 화엄의 형태임을 확신한 것이다.

그루 매장 내부.

“시야를 넓혀야만 했어요. 소비자를 넘어 지구시민을 대상으로 성찰했습니다. 한국 시민운동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요소라고 결론 내리고 국가 간 경계를 넘어보려 했죠. 정책적으로 정부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틈새에서 새로운 대안을 창출하는 프로젝트로 추진했습니다.”

결핍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려한 그의 실천이 가난한 나라의 장인들에게 서서히 변화를 안겨주었다. 그의 제안은 희망의 가능성이 되고 이상은 현실이 됐다. 더불어 여성의 손이 일궈낸 성공 사례를 찾아 공정무역 생산자의 70%를 차지하게 됐고 자립적인 유기농 순환 농법을 비롯해 소액 대출, 대안 에너지 등 작지만 응용 가능한 모범 사례를 근거로 대안운동을 펼치면서 브랜드 ‘그루’가 탄생됐다.

그루 매장 내부.

나무를 세는 단위인 ‘그루’를 통해 마음의 숲을 가꾸고 있는 그는 숲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한 그루의 나무가 자라 숲을 이루듯 한 사람의 손길이 나무가 되어 모두가 하나의 숲이 되길 발원한다. 한국의 경우 두레생협에서 올리브오일, 아름다운가게에서 커피와 홍차, YMCA에서 동티모르에서 생산된 커피를 제공받고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공동체 조합에서 생산된 제품을 개발 유통한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 만든 이의 이야기도 함께 살 수 있다면 그 물건은 단순 소비재가 아닙니다. 공정무역을 통해 일주일에 50시간 양탄자를 짜던 소녀는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됐어요. 숲의 파괴로 멸종 위기에 몰린 생명들도 삶의 터전을 지킬 수 있게 됐죠.”

네팔리바자로의 수공예 생산업자들.

편향된 부가 아닌 가난한 나라의 생산자들에게 노동의 대가가 정당히 지불되는 희망의 불교 경제. 공정무역은 세계의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시민운동이며 브랜드 ‘그루’는 사회적 기업운동이다. 대화와 투명성, 상호존중에 기반 한 새로운 무역관계는 보다 인간적인 시장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루는 시민주식회사라는 신개념 모델로 80여 명의 소액주주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주)페어트레이드코리아(FairTradeKorea)는 주주 모두가 주인공이죠.”

이 시대에 희망이 자라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임을 강조한 그는 독점의 비윤리가 아닌 지속 가능한 동반 무역과 소비 관계에 중점을 두겠다고 다짐했다. (02)739-7944
www.ecofairtrade.co.kr
가연숙 기자 | omflower@buddhapia.com
2008-12-19 오전 9: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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