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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가람인 경주 사천왕사(四天王寺)의 위치와 당시 정방형 쌍탑 기단부 사방에는 녹유전이 배치됐던 사실이 밝혀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 이하 연구소)은 12월 10일 경주 배반동 사천왕사지(사적 제8호)에서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천왕사는 통일신라 문무왕 19년(679년) 창건된 사찰로 2기의 목탑(木塔)을 동서로 배치한 쌍탑식(雙塔式) 가람형태를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천왕사지는 이보다 몇 년 늦은 신문왕 2년(682년) 창건된 감은사 동ㆍ서 삼층석탑과 함께 당시의 건축, 미술 수준과 한국 사찰 구조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유적”이라 말한다.
행사에서 연구소 측은 “동탑지를 비롯해 동·남 회랑 양 옆의 기다란(집채)지, 중문지, 추정단석지(불교의례를 행하는 장소) 등에 대한 발굴조사가 진행돼 사천왕사지의 전체적인 가람배치가 명확히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소 측은 “현재 기단만 남은 서탑터에 이어 동탑터를 발굴·조사한 결과 두 탑 모두 같은 방식으로 ‘녹유사천왕상전(祿釉四天王像塼) 탑의 사방에 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녹유사천왕상전은 사천왕이 악귀를 제압한 모습이 새겨진 녹유전(녹색 유약을 바른 벽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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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이주헌 학예사는 “강당 우측에서 감은사지와 같은 장방형 건물지가 확인돼 관계 연구자의 관심이 모아질 것”이라 말했다. 이 학예사는 “사천왕이 목탑 사방을 경계하는 모습을 연출하고자 녹유전으로 목탑 기단부 사방을 장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한편 연구소는 12월 11일 경주 보문단지 내 드림센터에서 ‘신라 호국의 염원 사천왕사’를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학술행사에는 녹유전을 두고 강우방 前 국립경주박물관장이 주장하는 사천왕설과 문명대 명예교수(동국대)의 팔부신중설이 팽팽한 가운데 임영애 교수(동국대)가 신왕(神王)이라는 새로운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