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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우리 사회의 화두 중 하나는 ‘종교편향’이었다. 종교편향 시비로 드러난 종교갈등의 해법이 종교간 화해와 상생, 신뢰와 이해인 것은 누구나 알지만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문제였다. 이런 가운데 붓다의 자비의 웃음과 예수의 사랑의 웃음을 회복해 종교간 화합을 도모하자는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끈다.
한국종교학회(회장 양은용)는 12월 13일 서울대에서 ‘불교와 기독교 갈등과 충돌’을 주제로 2008년 후반기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행사에서 최종석 교수(금강대)는 주제발표 ‘붓다와 예수의 웃음’을 통해 종교간 화합과 상생의 길을 붓다와 예수의 웃음에서 찾자고 제안했다.
붓다는 웃음을 중요시했다. 무명을 깨친 붓다는 삼독을 극복해 화를 낼 수 없는 존재로 <경전>에서 붓다는 끊임없이 웃고 있다. <증일아함경>에서 붓다는 “웃을 수 있을 때 웃지 않는 사람을 삿된 사람”이라 했을 만큼 웃음을 중요시했다.
예수는 웃지 않았다. <신약성서>에 예수가 가끔 눈물 흘렸다는 기록만 보일 뿐 예수가 주위사람에게 농담을 해 웃겼다는 표현은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예수는 항상 상징과 비유로 말했으나 그리스도인들이 <성서> 구절 하나하나를 고지식하게 집착했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최종석 교수는 “예수의 웃음은 하나님을 향한 철저한 자기성찰과 자기비움(無化, 케노시스)에서 오는 완성된 사랑의 웃음”이라 말했다. 이어 “붓다의 웃음은 무아(無我)의 지혜인, 모든 존재와 나는 뗄 수 없는 관계성 속에 있다는 성찰에서 오는 자비의 웃음이요, 해탈의 웃음”이라 설명했다.
최 교수는 “예수와 붓다의 웃음은 현재 종교의 모습을 성찰할 기회를 준다”며 “종교간 반목과 갈등이 야기되는 현대사회에서 예수의 웃음과 붓다의 웃음을 기억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석 교수는 “지혜와 해방의 웃음을 회복해 상대방을 전촉적으로 수용하고 이해하고 그 입장이 돼 웃을 때 종교간 갈등과 충돌을 극복하고 화해와 상생의 길을 가게 될 것”이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