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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약속 저버리는 이명박정권에 맞설것”
시국법회추진위원회, 2008 평가성명서 발표


지난 7월 1일 조계사에서 열린 시국법회추진위원회 기자회견 모습. 현대불교 자료사진.


시국법회추진위원회(공동추진위원장 수경스님 등 9인)는 12월 17일 ‘시국법회추진위 2008년 평가 성명서’에서 올해 불교계 활동을 평가하고, 최근 4대강 정비사업을 통해 한반도 대운하사업을 재추진하는 등 오만한 정부태도와 종단의 유야무야한 태도를 비판했다.

시국법회추진위는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한반도운하 재추진하는 이명박 정권에 강력히 맞서 나갈 것’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2008년은 사회 각 분야에서 갈등이 첨예하게 표출됐으며, 이러한 갈등속에 생명과 환경수호, 종교를 비록한 각종 차별금지, 화합과 공존의 공동체정신 확립이라는 시대정신이 어느 때보다 부각된 한해였다”고 평가했다.

시국법회추진위는 “하지만 현 정부와 정치권이 갖고 있는 오만불손함과 우리 종단의 부족함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 정부와 한나라 당은 대운하 재추진 의도가 분명한 4대강 정비사업 예산 14조를 포함한 예산안을 날치기 통과했다. 국민에게 대운하 포기선언을 한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자행되는 오만한 국정운영이 가져올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심히 우려한다”고 밝혔다.

시국법회추진위는 종단에 대해 “종도들과 약속은 어떤 경우에도 쉽게 저버릴 수 없는 신의다. 8ㆍ27대회 전후 대다수 종도들이 합의한 요구안에도 우리 종단은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없던 일’로 치부해 버린바 있다. 비록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다고 해도 종단의 자존과 원칙을 지켜내면 또 다시 눈 푸른 대중의 지혜는 모이고 물결처럼 퍼져나가는 것이 진리임을 깊이 인지해야한다”고 말했다.

시국법회추진위는 끝으로 “종도 일원으로서 스스로 참회와 정진을 통해 우리 모습을 성찰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2008년 마지막 주간을 ‘참회와 성찰의 주간’으로 설정하여 ‘생명과 평화, 화합과 공존, 공동체정신 구현’의 서원을 굳게 세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한반도운하 재추진하는 이명박 정권에 강력히 맞서 나갈 것


존경하는 원로대덕 큰스님이하 중진스님 그리고 어려운 종단내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정법수호와 수행 및 포교에 전념하고 계시는 모든 사부대중께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올립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지난 시간을 겸허히 성찰하는 시기를 맞아 시국법회추진위원회는 올 한해 활동에 대한 평가를 통해 성과와 부족함을 진단해보고, 나아가 향후 과제를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이라는 커다란 정치 환경 변화와 함께 시작된 2008년은 새로운 정부의 무능과 정치 철학 부재, 수구 보수적 이념 강화 등으로 인해 사회 각 분야에서 갈등이 첨예하게 표출되었으며, 이러한 갈등 속에 생명과 환경 수호, 종교를 비롯한 각종 차별금지, 화합과 공존의 공동체 정신 확립이라는 시대정신이 어느 때 보다 부각된 한 해였습니다.

정부의 쇠고기 졸속 협상으로 표출된 이른바 ‘촛불시위’는 주권재민의 변치 않는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으며,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배척될 수 밖에 없다는 경책의 메시지를 현 정부로 하여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 불교도 역시 6. 10 국민대회를 비롯해서 촛불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7월 4일 권력의 참회를 촉구하는 시국법회 등 시국 행사를 주도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중요한 사회적 의제를 풀어가기 위한 종교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습니다. 특히 당시 시국법회는 종교인의 양심을 통해 비폭력의 숭고함과 국민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한 촛불의 정당성을 다시금 확인하는 전환점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이같은 불교도의 대사회적 활동은 수년간 침체되어온 불교의 사회성을 회복하는 소중한 경험으로서, 또한 그 이후 종교차별금지를 위한 종단내외의 역량 결집으로 이어지면서 상당한 유무형의 성과를 가져왔다고 우리는 자평합니다.

그 중 가장 큰 성과는 ‘종교차별금지’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이뤄낸 것입니다.

종교차별금지는 헌법에 명시된 종교적 자유와 정교분리의 헌법 정신을 세워내고, 화합과 공존이라는 사회 통합의 원칙을 지켜내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공공영역에서 종교차별은 만연되어왔고, 특히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종교차별행위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사관을 왜곡하려는 세력’에 의해 오래전부터 준비된 반개혁적, 반민족적, 반역사적 행위인 바, 이를 차단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종교적 자유와 평화를 이끌어내는 일임과 동시에 사회의 정의와 가치관, 그리고 올바른 역사관을 유지하는 중차대한 일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8월 27일 ‘헌법파괴 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대회’는 종교차별금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했을 뿐 만 아니라 헌법상의 종교의 자유와 보편적 인권을 수호하려는 불교도의 당당한 외침이었습니다.

우리 사회에 있어서 성차별 금지가 보편적 가치로 인정되듯이 종교차별의 야만성이 배격되고 그 부당함을 자유롭게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야 말로 현하 우리가 추구하는 최선의 방향이듯, 8. 27 범불교대회 등 올해 우리의 각종 활동은 이러한 보편적 진리를 이끌어가는 단초가 되었음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거시적이고 긍정적인 자평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와 정치권이 갖고 있는 오만불손함과 우리 종단의 부족함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첫 번째는 현 정부와 집권여당의 진정성을 상실한 오만한 국정운영입니다.

지난 13일 현 정부와 한나라당은 대운하 재추진 의도가 분명한 4대강 정비사업 예산 14조를 포함한 예산안을 날치기 통과한 바 있습니다. 대운하에 대해서 국민 앞에 사실상 포기 선언을 해놓고도 경제 위기를 대운하 추진을 위한 방편으로 호도하며 또 다시 국민을 기만한 것입니다. 이렇듯 현 정부와 집권여당은 불과 1년도 되지 않아서 ▲국민을 상대로 공안정국 조성 ▲부자들을 위한 감세 정책 추진 ▲교과서 수정 등 왜곡 사관 조장 ▲남북 긴장고조 등 마치 군사정권을 연상하듯 우리 사회를 급속히 퇴행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종교차별문제에 있어서도 ‘불심달래기’에 급급한 나머지 구속력 없는 시행령 마련으로 법적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는 형국입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현 정부와 집권 여당의 오만한 국정 운영이 가져올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심히 우려하는 바입니다. 수 십 년간 쌓아온 민주주의 정신이 후퇴하고, 대기업과 토건세력, 땅투기세력에게 유리한 경제 환경으로 인해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불필요한 계층간 이념간 갈등으로 인해 국민화합과 통합을 저해하는 현 정부의 오만함은 제2, 제3의 촛불시위와 같은 국민 저항만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현 정부와 집권여당은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종도들을 향한 종단의 책임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종도들과 약속은 어떤 경우에도 쉽게 저버릴 수 없는 신의이며, 지속적인 노력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대통령 사과와 종교차별금지법 제정, 어청수 경찰청장을 비롯한 책임자 처벌’ 등 올 해 우리 종단이 요구한 과제는 8. 27 대회를 전후하여 대다수 종도들이 합의한 요구안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 종단은 이런 저런 이유와 함께 ‘없던 일’로 치부해 버린 바 있습니다. 설령 이것이 아니라고 해도 현하 종단의 모습은 그 어느 곳에서도 책임감을 찾아보기 힘든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나마 마지막까지 버팀목이라고 위안 삼아온 ‘종교차별금지법’ 제정 역시 처벌 규정에 대한 ‘위헌’ 시비로 인해 근본 취지마저 무색하게 되고 있습니다.

우리를 비롯하여 많은 불자들이 주지하고 있듯이 ‘종교차별금지’라는 명제를 꽃 피우기 위해서는 한순간의 다짐이나 실천행으로 이뤄질 수 없습니다. 비록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다고 해도 종단의 자존과 원칙을 지켜내면 또 다시 눈 푸른 대중의 지혜는 모이고 물결처럼 퍼져나가는 것이 진리임을 종단은 깊이 인지해야합니다. 수많은 회의와 토론을 거치고, 불볕 더위를 감내하며 합의한 사안을 최소한의 과정도 없이 종단 지도부가 헌신짝처럼 버린다면 어느 누가 종단을 믿고 따를 수 있겠습니까!
최근 종단의 모습을 지켜보는 종도들의 안타까움은 현안에 대한 성과 여부를 떠나 믿음과 신의를 잃어버린 종단 모습에 있음을 지도층은 깊이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종도의 일원으로서 스스로의 참회와 정진을 통해 우리 모습을 성찰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함께해온 불교단체를 중심으로 2008년 마지막 주간을 ‘참회와 성찰의 주간’으로 설정하여 ‘생명과 평화, 화합과 공존, 공동체 정신구현’이라는 우리의 다짐과 서원을 굳건히 세워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다짐과 약속을 통해 2009년 예견되는 종단내외의 반개혁적인 흐름과 3. 1운동 90주년을 맞이하여 민족의 정통성마저 부정하며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반민족적 행위에 대해서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올 해 축적된 역량을 토대로 공공영역의 종교차별행위 근절을 위해 제도 개선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및 캠페인 등을 통해 ‘종교차별’이라는 구태한 관행을 극복하는 운동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특히, 재벌 토건 토호 땅투기세력 등 1% 특권층 강부자를 위해,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한반도운하 재추진하는 이명박 정권에 강력히 맞서 나갈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올 한 해 우리를 아낌없이 성원하고 경책해주신 모든 사부대중께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올리며,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불기2552년 12월 16일
시국법회추진위원회
노덕현 기자 | Dhavala@buddhapia.com
2008-12-18 오전 9: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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