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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하고 소박한 삶이 부처의 삶”
5년간의 생명평화 탁발순례 회향한 도법 스님



“부처는 귀하고 똥은 천한줄 알았는데, 부처가 귀하듯 똥도 귀하더라.”

2004년 3월 지리산 노고단에서 시작해 전국 각지 선지식을 만나 삶의 화두를 나눈 ‘생명평화탁발순례단’ 단장 도법 스님(59)이 12월 13일 마지막 순례를 앞둔 9일 소회를 밝혔다.

도법 스님은 “나에게 있어 선방수행 10년보다 만행 5년이 더 유익했다. 40여년 출가생활 동안 자신에게 가장 충실했던 시간”이라고 자평했다. 스님은 “앉는 것이 나쁘고 걷는 것이 좋고가 아니라, 필요하면 산사, 필요하면 저자거리에 나가는 것”이라며 “순례 전 가졌던 깨달음, 부처, 수행에 대한 환상이 깨지고 나니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스님은 “부처가 거룩하듯 부처를 낳은 밥도 소중하며, 그 밥을 기른 똥도 귀하다. 셋 모두 귀하니 똥은 몹쓸 것이라 생각한 전도망상이 깨지더라”고 말했다.

스님은 깨달음에 대해 “그런거 모르겠다. 사는데 불편없고 이렇게 편하면 됐지. 똥을 만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편안하려면 조금 더 걸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도법 스님은 순례에 대해 “순례 초기 ‘싸워도 될까 말까 한 터 뭐하는 거냐’고 불만을 표하던 현장활동가들이 ‘생명ㆍ평화’에 낯설어하지 않고, 오히려 필수적으로 여기게 된 게 성과라면 성과”라며 “개인적으로는 작지만 길을 찾았고, 대안적 삶과 바람직한 사회의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한국사회가 30년 동안 경제성장에 몰두했지만 어렵다는 소리가 끊이지 않음은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라고 질문을 던진 스님은 “이뤄지면 또 다른 것을 추구하며 매달린다. 더 많은 돈, 집, 승용차 등을 위해 오늘의 행복과 여유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스님은 이어 “5년동안 아담하고 소박한 삶을 지키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경제가 난리쳐도 충격을 받지 않더라. 크고 복잡한 삶이 아니라, 아담하고 소박한 삶이 문제해결의 시작이다”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순례 후 14일 지리산 노고단 기원제 후 실상사가 있는 남원 산내면으로 내려갔다. 2천 여명의 산중마을 작은 방에서 스님은 마을주민으로 동체대비를 실천하고, 실상사 화엄학림 화림원 원장으로 선재구법기의 8만 선지식 강연도 하며 살아있는 공동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산내면은 사회뿐만 아니라 불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는 스님은 “왜 대승불교가 탄생할 수 밖에 없는가? 불교는 중생들이 희망을 가지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새로운 산중불교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화두를 던졌다.
노덕현 기자 | Dhavala@buddhapia.com
2008-12-11 오전 10: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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