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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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은 약이고 스승은 의사입니다"
링 린포체 통도사 서울포교당 구룡사서 첫 법문


링 린포체는 11월 21일 통도사 포교당 서울 구룡사에서 보리심 출리심 공의 체득에 대해 첫 법문을 설했다.


링 린포체는 11월 23일 10시 서울 구룡사에서 첫 법문을 설했다. 법문을 요약 정리했다.



#마음을 닦고 반드시 실천으로 옮겨라

첫째, 엎어져 있는 그릇에 무엇을 담으려 해도 담을 수 없듯이, 부처님 법을 공부할 때에는 항상 마음의 그릇을 바로 놓아야 합니다.
둘째, 오물이 묻어있는 그릇에는 음식을 담지 못하듯, 마음의 허물을 벗고 부처님의 법을 온전히 새겨야 합니다.
셋째, 구멍이 있는 그릇에는 어떤 것을 넣어도 빠져버리듯 마음의 구멍을 없애 부처님의 말씀을 잘 담아야 합니다.

부처님 법은 마음이 가장 기본인 것은 모두가 아실 겁니다. 절에서 향 피우고 예불을 드리는 것들은 어느 종교에서나 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마음’을 닦아 실천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완전한 마음을 갖추기 위해서는 항상 현생의 안락에 집착하는 마음을 갖지 말며, 지금 부처님의 법을 배울 수 있는 현재의 기회와 조건이 완전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드넓은 인도의 갠지스 강의 모래를 두 손으로 퍼올릴 때 내 손으로 들어온 모래를 생각해보십시오. 모래와 나의 만남이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인연임을 알 것입니다. 그러한 인연은 우리가 사람으로 태어나 지금 부처님의 법을 배울 수 있는 인연과 같습니다.

부처님은 누구나 불법을 깨달을 수 있다고 합니다. 깨달음은 책장에 경전을 진열해서 얻으려고 하는 게으름이 아니라, 불법을 공부하고 지혜를 얻어 일체중생이 성불할 수 있도록 실천하는 데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다른 어떤 가르침보다 수승하다는 것을 알아 반드시 실천으로 옮겨야 할 것입니다.

링 린포체가 법문을 들으러 온 모든 신도에게 마니환과 인연을 상징하는 붉은 끈을 주고있다.



#부처님 가르침의 3가지 핵심 - 보리심, 출리심 그리고 공의 체득

부처님의 가르침인 해탈을 성취하려면 보리심(菩提心), 출리심(出離心), 공(空)의 체득이 필요합니다.
보리심은 해탈과 열반에 이르는 첫 번째 길입니다. 보리심은 삼라만상 중생의 고통을 보고 자비심 일으켜 중생을 제도하려는 마음입니다.
출리심은 윤회에서 벗어나 열반을 희구하는 마음입니다. 만약 출리심이 없으면 일체의 공덕은 단지 인천(人天)등 선취(善趣)의 공덕(功德)은 되지만 생사를 해탈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내생과 현생, 현상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청정한 출리심을 내야합니다.

청정한 출리심과 보리심을 갖췄다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아집으로 인해 손발이 묶여있다면 완전한 깨달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손과 발이 묶인 채 쇠그물에 갇혀 있는 사람이 바다에 빠졌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 사람은 쇠그물을 빠져 나올 방법도 모르고 바닷물이 출렁이면 떴다 가라앉았다를 반복할 것입니다. 이것은 아집이라는 쇠그물에 사로잡혀 끊임없이 윤회에 끄달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집은 공성(空性)의 체득을 방해합니다. 일체중생, 삼라만상은 연기합니다. 연기, 공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아니라 자성으로 존재하는 것이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즉 지금 여러분 눈앞에 보이는 것들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자성으로 존재하는 것이 없는 뜻입니다. 모든 것이 공하다는 것을 알고 마음 속 깊이 깨닫는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의 핵심에 쉽게 도달할 수 있습니다. 공(空), 무아(無我), 연기(緣起)를 깨달아 완벽한 깨달음의 길에 이르러야 할 것입니다.

최근 미국 경제가 무너지자 전 세계의 경제가 무너지는 것을 봤습니다. 이처럼 연기법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공은 모든 것이 연기하며, 자성으로 존재하는 것이 없음을 앎으로부터 체득할 수 있습니다.

출리심, 보리심, 공에 대한 생각으로 게으름에서 벗어나 정진한다면 우리는 깨달음의 길에 쉽게 도달할 것입니다. 부처님 법은 평소에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만큼 떠올려 생활 속에서 항상 체득하며 살아야 합니다.
인간의 수명은 제한되어있습니다. 현생과 현상에 대한 집착으로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죽는다면 개가 죽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마치 금을 채취하러 가서 금을 하나도 얻지 못하고 돌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현생에 대한 욕망과 집착은 상대와 나 모두에게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어느 순간에도 집착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갖고 재물은 죽어서 갖고 가지 못할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현생, 윤회의 과정 속에 머물러 있는 내생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깨닫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매 순간 순간 깨어 해탈에 이르러야 할 것입니다.

11월 21일 통도사 포교당 서울 구룡사에서 열렸던 링 린포체의 첫 법문을 들으러 온 대중들의 모습.



#스승과 불법

티베트불교가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훌륭한 교육 과정이라고 합니다. 교육과정에서는 반드시 자신만의 특별한 스승이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원칙적으로 같지만 스승이 없으면 배울 수가 없습니다. 나 자신이 환자라면 불법은 약이고 스승은 의사와 같습니다.
지난 3월 저는 달라이 라마에게 밀교(密敎)와 현교(顯敎), 공의 현실화(realization of emptiness)등에 대해 가르침을 들었습니다. 티베트의 스님들은 공부를 아주 많이 하기로 소문이 났습니다. 20년간 새벽5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매일 20시간 공부를 해야합니다. 그리고 대중 앞에서 보름에 걸쳐 시험을 치릅니다. 한 사람당 3~10명씩 돌아가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질 때 무의식중에 대답을 해야 합니다. 제가 이렇게 살이 오른 것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이랍니다. 제가 비록 21대 링 린포체 스님의 후신(後身)이지만 저 또한 부처님 가르침을 구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수행에 몰두해야합니다. 달라이 라마 스님은 저에게 전생에 내가 누구였든 부처님 말씀을 잘 깨달아 중생제도에 힘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도 항상 불법과 스승을 모시며 배움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제22대 링 린포체는

링 린포체는 승왕인 달라이 라마가 입적하면 누구에게로 환생하는지 찾아내는 역할을 하는 고승이다. 현재의 달라이 라마를 점지했던 21대 링 린포체는 달라이 라마와 인도로 망명 후 1983년 입적했다. 현재의 링 린포체는 1985년 8월 인도 다람살라에서 태어났다. 당시 달라이 라마는 관(觀)을 통해 스승이 환생했음을 알고 조사단에게 링 린포체가 태어난 집과 그 주변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조사단은 1985년에 태어난 690명 어린이 중에 한 아이를 찾아냈는데, 이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조사단 중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갔다. 또한 전생에 링 린포체가 쓴 염주를 골라내는 등 100여 가지의 환생 확인과정을 거쳐 1987년 22대 링 린포체로 확정됐다.
이상언 기자 | un82@buddhapia.com
2008-12-01 오후 1: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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