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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최초의 사찰숲 생태자료가 공개됐다.
사찰생태연구소(소장 김재일)은 11월 2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장에서 ‘108사찰 생태환경 모니터링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7년 동안 기록한 사찰숲 자료모음집 <산사의 숲을 거닐다>(지성사, 10권)가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산사의 숲을 거닐다>는 2002년 4월 안성 칠장사를 시작으로 2008년 11월 양양 낙산사까지 24개 조계종 교구본사를 비롯, 5대 적멸보공, 3대 관음도량, 타종단 유명사찰 및 생태가치가 뛰어난 사찰 등 총 108사찰 생태를 담았다.
김재일 소장은 “108개 전국사찰을 선정한 것은 환경문제가 인류 생멸이 걸린 누구나 벗어날 수 없는 번뇌임을 상징하기 위해서”라며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찰숲의 모습을 남기고, 사찰의 생활환경과 숲이 어떻게 변하고 파괴되고 있는지 미래세대에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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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태환경 모니터링 보고회가 있기까지는 김재일 소장의 7년 전국각지를 누빈 노력이 있었다. 김재일 소장은 1994년 국내최초 생태탐방 교육인 두레생태기행을 하던 중 사찰환경 훼손이 심각함을 인식하고, 2002년 3월 사찰생태연구소를 설립해 전국 108개 대표사찰의 자연생태와 식생환경을 사진과 기록으로 남기는 일에 착수했다. 2003년 폐종양수술과 재발, 이후 항암제 치료를 받는 고난도 그의 뜨거운 원력을 막을 순 없었다.
이러한 열정에 임학, 식물분류학, 곤충학, 조류생태학, 토양학 등 다양한 생태분야의전문가 27명이 생태모니터링에 함께했다. 이번 공개된 조사내용으로는 담비, 꼬마잠자리, 망개나무 등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서식사찰과 사찰 내 천연기념물, 사찰 생활환경 현황 및 개선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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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나라 숲과 나무에 대한 조사는 1929년 일본인 학자들에 의해 조사된 이 후 한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 이번 생태환경 보고자료와 모읍집은 무분별한 개발로 사찰숲 생태계가 파괴 일로에 처한 시점에서 사찰환경보존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김재일 소장은 “정부의 개발정책과 지자체의 관광개발사업으로 사찰숲 생태계가 파괴일로에 있다. 또한 대형불사를 비롯한 지나친 불사도 사찰숲을 적잖게 파괴했다. 선조들이 맑고 넉넉한 사찰숲을 물려줬듯, 우리도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사찰숲을 물려줘야 할 사명이 있다”며 사찰환경에 대한 불자들의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