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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화선, 위빠사나 지향점은 같아”
조준호 연구원, 제9차 간화선 세미나서 발표
조준호 연구원은 11월 21일 조계종 불학연구소가 개최한 제9차 조계종 간화선 세미나에서 간화선과 위빠사나의 근본은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간화선과 위빠사나는 각각 대승과 소승불교의 대표 수행법이다.

국내에서는 간화선 우위론의 대세 속에 간화선 전문가들은 위빠사나를 ‘낮은 단계의 소승불교 수행법’이라 폄하하고, 위빠사나 전문가는 부처님 전통수행법을 주장하며 ‘간화선이야 말로 종파불교의 산물’이라며 반목해왔다. 불교수행법으로서의 동질성보다 차별성이 부각된 현실에서 간화선과 위빠사나의 동질성을 강조한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끈다.

조계종 불학연구소(소장 현종)은 11월 21일‘간화선의 지평확대를 위한 학술적 모색’을 주제로 제9차 조계종 간화선 세미나를 개최했다.

선심리치료 분야 국내개척자인 김보경 명예교수(경북대)와 초기불교 전공자인 조준호 연구원(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은 각각의 주제발표를 통해 간화선이 심리치료로 이해되고 위빠사나와 통섭됨을 강조했다.

조준호 연구원은 주제발표 ‘간화선과 위빠사나’에서 간화선과 위빠사나는 근본적으로 하나의 가르침이라 주장했다.

조 연구원은 “위빠사나 수행은 ‘선정의 바탕 없이 위빠사나는 가능하다’는 등 선정한 무관한 수행법이라는 주장에서 지금까지 간화선 우위론 입장에서 위빠사나 열등론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현재 유통되는 위빠사나는 대부분 근본 위빠사나 수행법이 아닌 대중 교화 방편에서 개량된 위빠사나. 조준호 연구원은 “개량된 위빠사나가 마치 초기불교 위빠사나인양 소개돼 위빠사나와 화두선이 별개인 것으로 왜곡된 것”이라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진리인식에 가장 중요한 용어들을 ‘알아차림’ ‘감지한다’ ‘마음챙김’ ‘마음지킴’ 정도로 사용하는 것도 위빠사나가 오해 받은 원인”이라 설명했다.

조준호 연구원은 간화선과 위빠사나의 교집합을 선정(禪定)에서 찾았다. 조 연구원은 “간화선에 ‘선(禪)’자가 붙은 이유와 위빠사나의 사념처에 있어 ‘염(念)’은 바로 선정의 범위 안에 있다는 말”이라며 “일각의 선정 배제나 선정 경시는 비판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화두와 Sati(念)의 역할과 기능이 상통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조준호 연구원은 “간화선에서 잠에서 조차 화두가 끊어지지 않고 한결같아야 한 것이나 위빠사나에서 ‘잠자는 동안(sutte)''에도 깨어있어야 한다는 말이나 같다”며 “화두나 위빠사나나 깨어있는 본성을 강조했다”고 강조했다.

위빠사나 수행의 목적은 △모든 중생의 정화를 위해 △슬픔과 비탄을 극복하기 위해 △고통과 근심을 제거하기 위해 △올바른 수행의 길을 위해 △열반에 이르기 위해서다.

조 연구원은 “위빠사나를 구경열반의 일승도(一乘道)라 한 것이나, 간화선이 최상승선(最上乘禪)이라 한 것은 그 기준이 모두 깨달음과 열반에 있다는 점에서 결국 같다”고 말했다.

‘단 하나의 수행법(일승도)’나 ‘최고의 수행법(최상승선)’이나 결국 깨달음과 열반에 이르기 위한 한 길을 간다는 조준호 연구원의 주장은 불교는 ‘극단적 수정주의(修定主義)’로도 표현됐다.

조 연구원은 “낮은 단계로도 열반·해탈에 이를 수 있다는 (정통을 벗어난) 개량된 위빠사나가 간화선과의 갈등을 야기했다”며 수행에 지친 사람들이 솔깃해 하는 현실도 비판했다.

조준호 연구원은 “경전에는 항상 계·정·혜 삼학이 강조됐다”며 갈등의 해법이 부처님 말씀과 경전에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김보경 명예교수는 ‘간화선 수행과 심리치료’를 발표했다.

김 명예교수는 “연기와 무아관으로 정리되는 불교의 핵심적 철학이 학습 및 행동심리학의 철학적 배경과 다르지 않다”며 “선은 무지에서 오는 온갖 번뇌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과학적 방법”이라 주장했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8-11-21 오후 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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