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179회 중앙종회 정기회에서 종회의장 보선스님이 안건을 의결하는 목탁을 치고 있다. 사진=박재완 기자

조계종 중앙종무기관 종정감사를 위해 11월 6일 휴회된 제179회 중앙종회(종회의장 보선) 정기회가 11월 10일 오전 10시 속개됐다.

재적의원 80명 중 47명이 출석한 정기회에서는 상임위원회 변경을 요청한 사회분과위원회 수현 스님을 호법분과위원회로 배정하면서 회의를 시작했다.

중앙종회는 종헌 개정안을 다룰 방침이었으나, 의원 정족수(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차성으로 의결)를 채우지 못해 종법 개정안을 먼저 다뤘다. 중앙종회는 <선원법> 개정 번안의 건, <신도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지만, 징계조항을 현실화해 양형기준을 정한 <승려법> 개정안은 표결 끝에 폐기됐다.

10 일 오후 속개된 중앙종회는 <사찰문화재보존및관리법> 제정안과 <산중총회법> 개정안을 가결 처리했다. 그러나 <중앙종회의원선거법> 개정안과 <승려노후복지법> 제정안, <사찰부동산관리법> 제정안과 <사찰등록및관리법> 제정안은 다음 회기로 이월됐다.

	제179회 중앙종회 정기회에서 의장단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재완 기자.

종법 제ㆍ개정의 건을 처리한 중앙종회는 이어서 인사 관련 안건들을 상정해 처리했다. 중앙종회는 △법규위원회 위원에 무상, 평상 스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에 탁연 스님 △종립학교관리위원회 위원에 운달 스님을 선출하고 △교육원이 제5회 고시위원회 위원에 위촉한 지환, 지현, 종호, 지안, 종석, 성진, 종묵, 본각, 지형 스님에 대해 동의했다.

중앙종회는 이어 ‘불기2553(2009)년도 중앙종무기관 세입세출 예산안 승인’을 안건으로 상정해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내년도 조계종 중앙종무기관 예산이 일반회계 197억, 특별회계 77억원 등 모두 274억원으로 확정됐다. 내년 예산은 올해와 비교하면 일반회계의 경우 4.2%, 특별회계는 0.13% 증가한 것으로 사실상 동결된 것이다.

중앙종회는 특별위원회 구성과 결의문 채택 등 안건도 상정해 논의했다. 의원스님들은 ‘대한불교진흥원의 제자리 찾기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했고, 고려대 기숙사 신축 관련 중앙종회 결의문과 팔공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 결의문도 채택했다.

11월 12일 동안거 결제를 이틀 앞둔 상황에서 중앙종회는 서둘러 의사일정을 단축하며 안건을 처리했다. 종무보고와 종책 질의, 상임분과위원회 활동 보고, 9개 특별위원회 활동 보고의 건을 문건대체 등으로 처리하고 오후 6시 폐회를 선언했다. 이번 정기종회는 짧은 회의기간에도 불구하고 후반기 종회 집행부를 구성하고 모두 17개에 달하는 안건을 처리하는 순발력을 보였으나, 일정에 쫓겨 깊이 있는 법안심의와 종무보고 및 종책질의가 이뤄지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제179회 조계종 중앙종회 정기회가 11월 10일 폐회됐다. 사진=박재완 기자

◇‘사찰문화재보존및관리법’무엇을 담았나

제179회 중앙종회 정기회는 11월 10일 조계종 총무원장이 제출한 <관람료관리법> 폐지 및 <문화재보유사찰보존법> 제정안을 상정해 토의 끝에 <관람료관리법>을 폐지하고 <문화재보유사찰보존법> 제정안을 <사찰문화재보존및관리법>으로 명칭을 수정해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사찰문화재보존및관리법> 제정안은 사찰 문화재의 보존, 문화재의 유지, 관리 및 문화재구역 입장료에 관한 사항을 정한 종법이다. 국립공원입장료 폐지이후 시민단체들의 문화재관람료에 대한 회계투명화와 관람료징수매표소 이전에 대한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입법된 것이다.

이 종법은 기존 ‘관람료위원회’의 명칭을 ‘문화재보유사찰위원회’로 변경하고, 문화재사찰위원회는 ‘문화재보유사찰의 문화재정책 및 교육과 활용에 관한 사항’에 대해 의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예치금의 경우 승인기간을 10일에서 15일로 연장하고, 문화재보유사찰은 자체교육 및 종단에서 실시하는 년 2회 교육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이날 중앙종회는 <사찰문화재보존및관리법> 제6조 문화재구역입장권(옛 관람권)의 발행을 두고 총무원 재무부에서 발행하는 부분과 교구본사로 이관하는 안을 두고 격론을 벌인 끝에 교구본사별로 신청해 총무원 재무부에서 발행해 교구본사에 송부토록 했다. 입장료 면제 대상은 장애인 1급과 2급은 동반자 1인까지 면제키로 했으며, 3급은 본인에 한해 면제키로 했다. 원안에 포함되었던 타종교성직자 입장료 면제 조항은 삭제되어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