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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웰다잉은 다시 태어나지 않는 것”
불교여성개발원, 웰다잉 주제 세미나 개최
월호 스님은 불교여성개발원이 개최한 웰다잉 관련 학술세미나에서 진정한 웰다잉은 다시 태어나지 않는 것이라 강조했다.


최근 탤런트 최진실씨를 비롯해 생활고 등으로 사회 곳곳에서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자살예방협회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한국의 자살률은 1위다. 국민 중 1명은 최근 1년 이내 자살을 생각해봤고 10명 중 3명은 우울증을 갖고 있다. 개인의 죽음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죽음에 대한 사회적 해결 방법은 없는지, 인간의 삶을 구원하는 종교계에는 어떤 해법이 있는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불교적 웰다잉(Well-dying)을 고민하는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끈다.

불교여성개발원(원장 김인숙)은 11월 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웰다잉 문화운동을 위한 불교의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 스님을 비롯해 정덕 스님(불교상담개발원장), 박광서 교수(서강대) 등 사부대중 500여명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월호 스님(쌍계사 승가대 교수)은 기조강연 ‘웰다잉에 대한 종교적 고찰’에서 불교적 인연설에 비춰 삶과 죽음에 대해 설명했다. 행복한 삶을 위해 스님은 연기설의 인(因)을 다스릴 것을 주문했다. 스님은 “인연설의 인(因)은 주관적 요인이며, 연(緣)은 객관적 요인이다. 주관적 요인은 내 마음가짐이나 노력 등을 말하고, 객관적 요인은 주변 상황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삶이 고통스러운 이유에 대해 스님은 인(因)*연(緣)=과(果)라는 공식으로 풀이했다. 월호 스님은 “외부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100이고, 이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100이면 고통은 100*100=1만”이라며, “마음가짐이 10으로 줄어든다면 외부의 스트레스가 200이 되도 고통은 2000으로 오히려 감소할 것”이라 강조했다.

스님은 “부처님 당시 한 비구가 장로를 험담했지만 장로는 태연함에 모함한 비구가 참회했었다”며, “인이 공(0)이 된다면 연이 아무리 커도 결과는 공(0)이 되는 이치”라 설명했다.
월호 스님은 “아라한은 근거 없는 비방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무아와 공을 체득한 아라한은 무학의 경지로 더 이상 불완전연소는 없다”며, “진정한 웰다잉은 다시 태어나지 않는 것”이라 주장했다.
진정한 웰다잉, 행복을 위해 스님은 방생을 강조했다. “하루 1000번씩 웃으면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웃을 일이 생겨 웃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먼저 웃음으로써 웃을 일이 생기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참다운 방생입니다.”

◇국내 생사학 권위자인 오진탁 교수(한림대)는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발표했다. 오 교수는 “웰빙의 참뜻은 웰다잉에 있다”며, “웰빙을 삶의 문제에만 한정시킬 것이 아니라 웰다잉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웰다잉을 위해 죽음준비를 소개했다. 오진탁 교수는 “죽음준비는 ▲유한한 삶을 인식해 의미있는 삶을 영위하라 ▲급작스런 죽음에도 편안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라로 정리된다”며, 죽음준비를 갑자기 찾아올 죽음을 대비해 삶을 의미있게 살라는 뜻으로 정리했다.


11월 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웰다잉 문화운동을 위한 불교의 과제 학술세미나에 참석한 인파로 지하공연장이 가득찼다.


◇‘정신의학에서 본 삶과 죽음’을 발표한 이근후 명예교수(이화여대)는 죽음을 망자의 주관적인 느낌과 살아남은 사람들의 객관적인 죽음보기로 나눴다. 이 명예교수는 “망자의 죽음에 대한 주관적 느낌은 살아남은 자들이 덧붙이거나 폄하할 수 없다. 그 느낌 자체로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떻게 망자의 죽음을 인정하고 존엄하게 떠나보낼 것인가를 고민한 결과가 안락사나 존엄사”라고 말했다.

◇신산철 사무총장(생활개혁실천협의회)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웰다잉 장례’를 발표했다. 신 사무총장은 2008년 6월 26일 시행된 ‘장사등에관한법률’을 중심으로 자연장(自然葬)을 설명했다. 자연장은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수목·화초·잔디 등의 밑이나 주변에 묻어 장사지내는 방법이다. 수목장은 수목을 이용한 방법으로 자연장의 한 형태다. 신산철 사무총장은 “자연장은 경제성·다양성·세대간 연대성 등을 갖춘 친환경적 장례법”이라 말했다.

◇주제발표에 이은 종합토론에는 능행 스님(정토사관자재회 이사장), 김애주 교수(동국대) 등이 참가했다. 능행 스님은 ‘호스피스, 불교적 관점에서의 실천적 과제’에서 ▲죽음을 바르게 인식할 전문교육프로그램과 죽음에 대한 임상교육의 필요성 ▲임종문화의 대중화 ▲종단차원의 의료복지 지원 ▲임상 포교의 전문성 및 활성화 등을 제언했다.
김애주 교수는 ‘웰다잉을 위한 실천적 과제’를 통해 ▲죽음에 대한 이해를 위한 죽음의 공론화 ▲불교 상조회 프로그램 개발·보급 등을 주장했다.

#웰다잉은?
웰다잉(Well-dying)은 웰빙(Well-being)과 대조되는 개념으로 잘 사는 것 못지않게 잘 죽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다.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하고 잘 사는 것이 또한 잘 죽는 길이라는 의미에서 웰빙과 웰다잉은 상통하는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8-11-06 오후 8: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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