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상의 본성을 통찰하는 지혜가 화랑으로 왔다.
정산 스님(동산불교대학 사찰음식문화학과 학과장, 사찰음식전문점 ‘산촌’ 대표)은 작품 ‘관상기도(contemplation)’를 총 17명의 예술인과 함께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11월 12~18일 선보인다. 예술을 통한 인간이해라는 관점으로 현실화한 ‘인간에 대한 이해, 예술에 대한 이해’展이다.
정산 스님은 캔버스 위에 석굴암 부처님의 상호와 그리스 미코노스 성당을 중첩한 기법으로 종교 갈등에 처한 현실의 본성을 관조한다. 알루미늄 패널 위에 매니큐어로 그려진 성당은 허공에 두루한 부처님을 원경으로 마치 모래성을 연상시키며 곧 무너질 듯 불안감을 안겨준다.
‘인간에 대한 이해, 예술에 대한 이해’展은 인문학의 위기와 그 시류를 함께한다. 삶과 생명이 어울린 시공간은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고 인간이해의 문제와 직결하고자한 참여 작가들의 의도가 조각ㆍ회화ㆍ오브제ㆍ설치 판화 등의 장르로 펼쳐진다.
삶의 원천에 대한 절제된 표현으로 화강석을 예술화한 박찬갑 작가는 유(有)에서 무(無)를 거쳐 다시 유(有)로 순환한다. 정체성의 근원에 대해 염색과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탐색한 이현숙 작가의 작품 갈망, 존재와 생성의 문제를 비의(秘義)적 조형언어로 접근한 김재관 작가의 작품 입방체의 신화(Myth of cube) 등 작가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구현된 인간 존재와 삶의 가치들이다.
김광명 교수(숭실대 예술철학)는 평론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성찰을 예술을 통해 밝히고자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토대”라고 밝히며 “삶과 생명의 근원에 대한 조형적 접근, 공간과 시간에 대한 사유, 자연으로의 감정이입”이 이번 전시의 테마라고 전했다. 전시회 오픈일 11월 12일 오후 6시에는 동일 주제 ‘인간에 대한 이해, 예술에 대한 이해’ 출판 기념회도 함께 열린다. (02)73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