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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명의 중학생 ‘천진불’이 100일간 1만800배를 성취했다.
부산 금정중학교(이사장 계전)는 3월 10일 1학기 개학 이후 휴일 및 방학을 제외한 모든 등교일마다 108배를 시작해, 10월 10일을 끝으로 1만800배를 달성, 10월 28일 수계식을 갖고 원만회향했다.
현익채 교장은 “최근 성적 위주의 경쟁심만을 부추기는 교육 세태가 안타까워, 종교를 떠나 우리 학생들의 인성 교육과 체력 증진을 위해 108배 100일기도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파라미타 불교학생회를 중심으로 약 100여명이 108배를 시작, 여름방학을 지낸 후에도 50여명의 학생들이 꾸준히 정진해 어른들도 하기 힘든 1만800배라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이들 중에는 불자는 아니지만 평소 몸이 허약해 체력 증진을 위해 참가하거나 수업시간에 산만해 집중력을 기르고 싶은 학생, 약한 친구들을 괴롭히던 학생들도 동참했다.
학생들의 108배를 직접 지도한 이석언 교법사는 “학생들은 저마다 ‘공부 잘하게 해주세요’, ‘다툰 친구와 화해하고 싶어요’ 등 발원을 세우고 성실하게 임했다”며 “힘들 때면 운동장에서 공을 차며 뛰어노는 친구들을 따라 나가고 싶었을 텐데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참고 정진한 학생들이 대견하다”고 전했다.
50여명의 학생들은 휴일과 방학기간을 합쳐 장장 180일간의 108배 대장정을 제34회 수계식을 끝으로 회향했다.
현재 금정중학교는 1975년부터 매년 전교생의 60%가 넘는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가 수계를 받고 있다. 10월 28일 오후 1시 운동장에서 전교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108배에 참가한 학생들을 포함한 280여명의 학생들이 이사장 계전 스님을 계사로 수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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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계식에는 푸른 눈의 아일랜드인 영어교사 린다 셜리번(27)도 함께 수계를 받았다. 린다의 법명은 ‘일연화’. 불교가 알려지지 않은 아일랜드로 돌아가면 불법을 전하는 한 송이 꽃이 되라는 뜻이 담겨있다. 2006년 한국에 와 금정중학교 영어교사로 일해오던 중 예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불교를 좀 더 알고 싶어 홍법사(주지 심산) 외국인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신행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제2기 심산 스님의 유발상좌이지만 한국에 오기 전까지 독실한 크리스찬이었다.
린다는 “가톨릭과 불교의 교리는 비슷한 듯 보이지만 다르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자기가 한 일에는 책임을 져야한다는 점이 마음에 와 닿았다”며 개종한 이유를 밝혔다. 또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자비를 베풀며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는 보살행을 마음 깊이 새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린다는 오는 11월 중순, 금정중학교 영어교사 임기를 마치고 고국인 아일랜드로 돌아간다.
그녀는 “아일랜드에 돌아가서도 보살행을 실천하는 삶을 살 것”이라고 다짐했다.
100일간 천진불들의 열정으로 뜨거웠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금정중학교 법당은, 이제 또 다른 학생들이 찾아와 108배를 시작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스스로 뜻을 세우고, 기간을 정해 기도를 시작한 것이다. 2009학년도 1학기가 개강하면 108배 2기 참가자를 모아 다시 한번 1만800배 기도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