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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국가 미얀마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주류 경제학의 부적절성에 항거했던 경제학자 E. F. 슈마허(Ernst Friedrich Schumacherㆍ1911∼1977). <지구를 구하는 경제학>은 슈마허의 저서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서 거론한 ‘불교경제학’ 모델에 지속가능한 지구의 밝은 미래를 건다.
‘서구 팽창주의 배경이 포기되고 그 자리에 불교 가르침이 들어선다면 어떠한 경제 법칙이 적용될 것인가?’ ‘경제적 또는 비경제적 개념의 정의가 어떤 모습을 띠게 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으로 불교경제학의 초석를 다진다.
슈마허로부터 영향 받은 저자가 논의한 불교경제학의 세 가지 슬로건은 ‘자리이타(自利利他)가 원만한 경제학’ ‘평화의 경제학’ ‘지구를 구하는 경제학’이다. 부처님은 지나친 가난과 궁핍을 경계하면서도 ‘의식적인 가난’인 검소와 절약을 강조했다. 물질적, 신체적 즐거움에 대한 개인적 탐닉을 배격하고 이웃과 세상을 향한 보시ㆍ자비를 실천하는 데 도움 되는 덕목이다.
역자 박경준(동국대 불교학) 교수는 후기를 통해 “지구를 멸망시키는 現 경제학의 대안 경제학으로서 불교경제학은 명실상부한 지구를 구하는 평화의 경제학”이라고 단언한다. “모든 사람이 불자라는 자각으로부터 불교경제학은 시작된다”는 견해다. 자리이타의 일여(一如)에 의한 여래의 관용은 ‘어떤 것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 혹은 ‘해야만 하는 마음’보다도 ‘하고 싶은 마음에서 벗어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불교는 현세 현실의 종교다. 모든 사업은 불법행(佛法行)이다. <지구를 구하는 경제학>은 자본주의 경제학사를 근거로 한결같은 평상심의 상도덕(商道德)를 행하는 방침에 신중히 접근한다. 이로써 자연히 보리심을 성취하고 무애자재한 행복에 도달하도록 해 불교적 자유를 체현하는 지표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