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모임’(이하 종교인모임)은 10월 26일 성명서를 통해 통일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이번 성명서는 24일 “현재 북한의 식량사정은 심각한 위기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는 통일부 대변인 성명에 인한 것이다.
종교인모임은 지난 10월 7일 정부의 북한 긴급식량 20만톤 지원과 예산 1%를 대북경제개발 기금으로 적립하자는 내용을 골자로한 113만 서명용지를 통일부장관에게 전달한 바 있다.
종교인모임은 “지난 10월 23일 세계식량계획(WFP) 마저리 북한사무소장, 발라고팔 유니세프 북한사무소대표 등 유엔산하 5개 국제기구 책임자들이 서울 국제학술회의에서 북한 식량위기와 한국 대북식량원조 미비를 지적하고, 24일 오전 통일부를 방문해 북한 식량 지원을 호소했다”며 “하지만 통일부는 같은 날 대변인성명을 통해 북한 식량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안일한 입장만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종교인모임은 이어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다르다는 이유로 코앞에서 죽어가는 우리동족들에게 무정 할수 없다. 이명박 정부가 종교인들의 소리와 113만명의 국민의 소리를 듣고, 굶어죽어가는 북한동포들에게 인도적 식량지원을 비롯한 사랑과 자비의 손길을 펼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래는 종교인모임의 성명서 전문이다.
“북한의 식량위기에 대한 통일부의 안일한 대처에 극도로 실망하며”
지난 10월 7일,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은 서명에 동참한 113만 여명의 국민들과 함께 극심한 식량난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북녘 동포들에게 긴급식량 20만 톤을 지원할 것과 북한 경제개발기금 적립으로 정부예산 1% 사용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113만 여명의 서명용지를 통일부 장관에게 전달하며 북녘 동포들에게 긴급 식량을 지원할 것을 호소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 10월 23일에는 마저리 세계식량계획(WFP) 북한사무소장을 비롯해 북한에서 각종 지원, 구호 활동을 벌이는 유엔 산하 5개 국제기구의 북한 현장 책임자 5명이 서울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해서 지금 북한이 90년대 최악의 식량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회의에 참석한 마저리 WFP 소장, 발라고팔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북한사무소 대표, 오 데아 식량농업기구(FAO) 북한사무소 대표, 푸리 세계보건기구(WHO) 북한사무소 대표, 유유 유엔인구기금(UNFPA) 북한사무소 대표는 저마다 맡은 분야의 현장에서 접한 북한의 실상을 전하면서, 지금 북한에는 수백만 명의 아사자가 났던 1990년대 말의 "최악의 식량난 상황이 다시 전개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저리 소장과 발라고팔 대표는 북한 식량난의 악화 이유로 지난해 대홍수와 한국의 대북 식량원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저리 소장은 24일 오전 통일부를 방문해 북한의 식량 상황을 설명하고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그런데 통일부는 같은 날인 10월 24일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을 통해서 “현재 북한의 식량사정이 심각한 위기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금년 북한의 작황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에 있어 식량상황을 정확하게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지금 추수가 시작됐고, 금년도 기상조건이 상당히 좋다고 하고, 매년 오는 호우가 없었다."며 부연 설명을 했습니다.
우리는 북한 식량위기에 대한 이와 같은 통일부의 안일한 태도와 대처에 극도로 실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의 위정자들이 남한을 욕한다는 이유로, 북한과 남한의 정치적인 이데올로기가 다르다는 이유로, 남아도는 남한의 쌀 한 톨, 옥수수 한 톨, 감자 한 알, 밀가루 한 포대를 코앞에서 죽어 가는 우리 동족들에게 보내기를 주저하고 있는 무정하고 냉정한 나라가 이 세상에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독일의 어느 정치 지도자가 최근에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기독교 신앙을 표방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가 종교인들의 소리와 113만 여명의 국민의 소리와 그리고 북한에서 각종 지원, 구호 활동을 벌이는 유엔 산하 5개 국제기구 실무자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굶어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에게 사랑과 자비의 손길을 펼 수 있기를 바라며,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식량을 신속히 지원할 것을 다시 한 번 호소하는 바입니다.
2008년 10월 26일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실무 : 김명혁 (목사, 한국복음주의 협의회 회장)
박종화 (목사, 경동교회 당회장)
김홍진 (신부, 문정동 성당 주임신부)
법 륜 (스님, 평화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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