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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관련 정책 및 행정 여전히 부실
10월 21일 문화재청 국정감사서 지적 줄이어
제18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10월 6일부터 25일까지 20일간의 일정으로 열렸다. 정권교체 후 처음 실시되는 국정감사에는 쌀직불금 논란을 비롯해 많은 이슈들이 떠올랐다. 여야의 정치적 견해가 다른 상황에서도 문화재와 관련해서는 의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가 이어져 눈길을 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 소속 국회의원들은 10월 21일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문화재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용경 의원(한나라당)은 문화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전체 국보 309점 가운데 개인 소장품이 86점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건희 前 삼성 명예회장이 25점, 삼성문화재단이 12점을 소유해 삼성 측이 전체 국보의 약 12%를 소유하고 있다”며, "국보나 보물의 소유 주체가 개인이라 할지라도 국가적 자산이므로 국민 모두가 감상의 즐거움을 함께 누려야한다“고 지적했다.

방재시설 및 도난방지 시스템 미비 등 부실한 문화재 관리는 의원들의 집중 추궁을 받았다. 허원재 의원(한나라당)은 “숭례문 화재가 일어난 지 몇 달이 지났지만 중요 문화재는 여전히 화재위험에 방치돼 있다”고 강조했다. 허 의원은 “문화재청 궁능유적관리소 21개 기관의 소방시설을 점검 결과, 자체 소방살수차를 보유한 곳은 덕수궁이 유일하다”며, “화재 재발을 방지키 위해 화재 대비 시스템을 잘 갖추라”고 주문했다.

서갑원 의원(민주당)은 전남 순천 선암사 보수 사진을 보이며, “선암사 보수공사에 10년간 100억원 정도가 투입됐지만 사후관리 부실로 문화재 훼손이 심각해 예산이 크게 낭비되고 있다”고 질책했다.

강승규 의원(한나라당)은 “지난 6년간 198건 5449점의 문화재를 도난당했으나 이 가운데 47건 2099점만 회수돼 회수율이 38.4%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국보와 보물 등 국가지정 문화재 소장처 323곳 중 도난방지시설이 없는 곳이 71곳에 달한다”고 말했다.

강승규 의원은 “2004~2007년 ‘문화재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예산집행액에는 불용액(예산을 쓰지 않고 남는 금액)이 4억6000만원에 달한다”며 “이러한 불용액을 도난방지시스템을 구축하고 도난당한 문화재를 회수하는데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굴문화재의 부실한 관리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이용경 의원(창조한국당)은 “지난 40여년 간 전국의 유적에서 출토돼 국고 귀속이 확정되거나 확정 대상인 발굴 문화재 유물 35만여 점이 국가기관에 넘겨지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문화재청이 발굴기관으로부터 인수하지 못한 유물이 15만점에 이른다. 유실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은 실태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매장문화재 발굴조사 업무처리 지침에 따르면 유물이 발굴되면 발굴기관이 2년 안에 국가 귀속 여부를 판단해 신고하고, 그로부터 1년 이내에 국가에 넘기도록 규정돼 있다.

한편 안형환 의원(한나라당), 조영택 의원(민주당) 등은 업무파악과 관련한 이건무 문화재청장의 태도를 추궁했다. 안 의원은 외규장각 도서반환을 위한 테스크포스가 문화재청에 마련돼 있는지를 물었고, 조 의원은 답변을 제대로 못하는 문화재청장을 질타했다. 이정현 의원은 “업무파악이 안돼 정확한 답도 안나오는데 무슨 질의를 하겠는가”라며, “예산타령만 하지 말고 분명한 자료를 만들어 예산 확보를 위해 싸우라”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어 이 의원은 문화재청 자료를 인용해 “최근 4년간 문화재 전문위원의 활용율이 50%대에 불과하다”며,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위촉한 전문위원 활용률이 50%대로 저조한 것은 문화재청이 업무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8-10-24 오전 3: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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