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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한 정신과학계의 명문대학’을 목표로 2002년 개교한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이하 서불대)가 개교 6년 만에 학내구성원 분열로 갈등을 겪고 있다.
6월 이사회의 황윤식 총장 해임으로 촉발된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사태는 해임된 황윤식 총장의 복직과 직위해제를 반복했다. 그사이 이사회에 대한 학내구성원의 불신의 골은 깊어졌고 급기야 학교 설립자인 덕해 스님의 명예이사장 지위도 박탈됐다. 절차상 문제를 지적한 교수는 보직해임 되고, 재학생의 1/3에 달하는 학생 46명은 학교 측의 등록거부로 제적당할 위기에 처했다.
학생들로 구성된 서불대 학원정상화를 위한 특별위원회는 10월 14일 서불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우려는 학생들에게 학교가 문을 닫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권용식(요가치료학과 석사2년)씨는 “등록 마감일인 9월 25일 학교 측이 입금계좌를 차단해 등록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학생회장 문임숙(상담심리학과 석사2년)씨는 “이사장 뜻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총장과 명예이사장이 직위를 상실하고, 이에 반대하는 교수들 또한 직위를 위협받고 있다.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 등을 위해 수차례 학교 측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묵살됐다”고 말했다. 특별위는 ‘서불대 미등록학우 제적반대, 교협 교수 사직 및 해임 반대 서명’을 진행해 10월 15일 현재 재학ㆍ수료생 등 140명이 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서불대 교수협의회(회장 김명권, 이하 교협)도 10월 15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협은 ▲학생들이 정상적인 학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라 ▲총장의 부당한 해임을 철회하고 학교 운영을 정상화하라 ▲이사회는 파행적인 학교운영을 철회하라는 내용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 서정혜 교수는 “적법하지 않은 절차로 진행된 총장해임과 관련해 재학생의 3분의 1이 제적 당하는 일이 발생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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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불대 교학처장은 “이사회가 2008년초 황 총장이 몇몇 전임교수들과 의기투합해 재단 이사회를 전복하고 본교를 매각하려는 사실을 적발했다. 이에 황 총장을 긴급 해임하고 학원 정상화를 노력했다”며, “현재의 학내분규는 황 총장과 일부 교수의 조직적인 음모 때문”이라 반발했다. 또 미등록 제적 학생과 관련해서는 “등록을 세차례 연기해 줬고, 9월 19일 최종 마감시한을 두며 학칙에 의해 제적될 수 있다고 공지한 이상 학생들의 등록요구는 무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교 측의 주장은 설립자 덕해 스님의 명예이사직 박탈과 재적학생의 1/3을 제적처분 하려했다는 강경한 대응으로 사실여부를 떠나 사회적 동정을 얻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대해 불교계는 서불대 이사회와 교수ㆍ학생들이 각각 경영권과 교수권, 학습권 보장을 요구하기에 앞서 설립자 덕해 스님의 원력에 대한 의무부터 다시 생각할 때라는 지적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