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76세 나이로 히말라야 메라피크봉(6,654m) 무산소 등정으로 최고령 기록 기네스북 등재, 2002년 83세 나이로 킬리만자로(5,895m) 등정, 2003년 85세 나이로 히말라야 고산 마라톤대회 최고령 완주, 원주율 소수점이하 1000자리까지 암기.
젊은 사람도 하기 힘든 일을 해낸 어르신이 있다. 박희선 박사(90)가 그 주인공. 우리 나라 금속공학과학계 원로이자 前서울대 교수, 국민대 대학원장을 역임한 박희선 박사. 그가 무산소로 세계의 고봉들을 정복한 비결은 바로 참선을 통한 호흡법과 자세에 있었다.
9월 24일 일산 동국대학교 불교한방병원에서 열린 ‘일산불교병원 개원 3주년 기념 박희선 박사 특별강연회’에서 그의 건강비결을 듣는다.
박희선 박사 이력
1919년 함경북도 경성 출생
일본 동북제국대학 금속공학과 졸업 및 공학박사 취득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역임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학 교환교수 역임
일본 동경대학 우주항공연수소 초빙교수 역임
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로회원
현 생활참선 석천선원 원장
저서 및 논문: 최신금속재료 및 가공공학대계(전10권), 국내외 100 여편 논문 및 학술 발표
수상내역: 대한민국 녹조소성 훈장, 과학기술 한림원상 수상
# 히말라야 등정의 비결
1995년 10월 희수(喜壽·77세)의 나이로 해발 6654m인 히말라야산 메라피크봉을 무산소 등반했을 때 네팔 산악인들은 저를 보고 경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히말라야에서는 해발 3천m가 넘으면 산소가 희박해지고 기압이 낮아져 두통과 호흡장애, 탈수 등을 일으키는 고산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같이 출발했던 8명의 대원 중 6명이 심한 두통으로 탈락했습니다. 5000m 베이스 캠프에서는 또 셰르파(등산인들을 지원하는 네팔인) 한 명마저 중도 탈락해 돌아가고 결국 산 정상에서는 나와 셰르파 소남(에베레스트 트봉 8회 등정)만이 남았습니다.
영하 20∼30℃의 매서운 추위와 거센 바람 등 악천후를 뚫고 정상에 오른 뒤 셰르파 소남은 저에게 등정 비결에 대해 묻더군요. 여든이 가까운 할아버지가 다소간의 물리적 고통 외에는 두통이나 호흡 같은 것에는 별로 곤란을 받지 않는 눈치였기 때문이죠.
저의 비결은 바로 참선을 통한 호흡법과 자세였습니다.
# 호흡법과 뇌
우리 몸은 뇌에 의해 움직이고, 조절됩니다. 뇌를 얼마만큼 관리하느냐에 따라 몸의 상태나 건강 여부가 결정되죠. 알파파 상태의 뇌는 산소부족과 기압 저하, 심한 기온차 등 외부적 환경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적절하게 몸을 조절해줍니다.
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호흡법부터 바꿔야 합니다. 들이마쉬고 내쉬는 호흡에서 내쉬고 들이 마시는 호흡으로 바꿔야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숨을 들이쉬고 내쉽니다. 즉, 폐에 잔여 공기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들이마쉬고 넘치는 것을 내쉬기 때문에 폐의 용량을 12%밖에 활용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깊게 내쉰 후 들이마시는 호흡법은 먼저 비운 상태에서 공기를 채우기 때문에 폐 면적을 폭 넓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는 의학조사결과 30%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바로 뇌에 대한 산소공급량과 직결됩니다. 보통 우리 뇌세포는 체세포보다 7배나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합니다. 산소 공급량이 줄게 되면 뇌세포는 기하급수적으로 죽게 됩니다. 20세 때부터 뇌세포가 죽기 시작해 70세 때는 30만개씩 죽어나간다고 합니다. 뇌세포는 산소에 굶주린 상태입니다. 호흡법 개선으로 산소가 꾸준히 공급되면 70세를 뛰어넘어 100세까지도 건강한 뇌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내쉬고 들이쉬는 호흡법은 복근을 자극해 세레톤 신경을 활성화함으로서 아세티리콜린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이는 좌뇌 활동을 억제하고, 우뇌를 활성화 시킵니다. 뇌파가 알파(α)파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본능을 담당하는 좌뇌의 활동이 줄고 상대적으로 지혜를 담당하는 우뇌의 활동이 활성화되면 고도의 집중이 가능하죠. 제가 원주율 소수점 1000단위까지 외울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 참선-피라미드 자세
자세도 중요합니다. 자세가 안정되어야 마음이 안정되고 다양한 사고가 가능합니다. 저는 의자에 앉을 때 허리를 기대지 않습니다. 목의 경추와 척추가 일직선이 되어야 신체중심이 단전에 일치되게 됩니다. 신체의 중심이 단전에 일치하면 오장육부의 신경이 활성화됩니다.
가장 안정적인 자세를 피라미드 자세라고 합니다.
피라미드 자세
1. 방석 위에 5~8Cm 높이의 쿠션을 깔고 그 위에 엉덩이를 놓는다.
2. 양 무릎을 땅바닥에 닿게 한다.
3. 몸의 중심이 양쪽 무릎과 척량골(등뼈의 끝부분)을 연결하는 정삼각형의 중심에 오도록
자세를 조절한다.
4. 엉덩이는 충분히 뒤로 빼고 배꼽은 앞으로 내민다.
코와 배꼽이 일직선상에 놓이게 해야 한다.
5. 가슴에 힘을 넣지 않고 양 어깨로부터 힘을 뺀다.
6. 허리를 세우고 턱을 안으로 끌어당긴다.
7. 눈동자 절반은 눈 커플에 가리고 절반은 전방을 보게 한다.
시선은 전방 약 50cm 에 떨어지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참선자세는 바쁜 현대인 생활에서 실천하기 힘듭니다. 대부분은 의자에서 생활이 이뤄지기 때문에 의자에 앉는 자세를 바로 하므로써 참선의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의자 자세의 원리도 결가부좌 때와 같습니다. 엉덩이와 무릎으로 형성되는 정삼각형 내부에 신체가 들어가도록 엉덩이를 뒤로 빼고 배꼽을 앞으로 내밀며 단전과 중심이 일치되게 합니다.
의자 자세
1. 가급적 의자 앞부분에 앉는다. 의자 등에 기대서는 안 된다.
2. 양 무릎과 척량골을 가능한 범위에서 정 삼각형으로 만든다. 삼각형 안에 몸통이 들어 가도록 엉덩이를 뒤로 빼고 배꼽을 앞으로 내민다.
3. 어깨에서 힘을 빼고 호흡하는 것은 결가부좌와 동일하다. 테이블에서 사무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에는 양손을 테이블 위에 얹어도 좋다.
참선 자세는 초보자일 경우 조용한 곳으로 정해야 합니다. 참선에 들어가기 전에는 과식을 피하며(식후 1시간 이상 경과 후) 화장실에 들러 소변 등을 해결하도록 합니다. 넥타이나 벨트를 푸는 등 복장은 최대한 편안히 합니다.(안경이나 시계 등도 몸에 부착하지 않는다) 참선 전에는 호흡이 거칠어지는 일체의 준비 운동을 삼가합니다.(가볍게 허리, 목, 발목 등을 돌려준다.)
기본자세인 피라미드 자세는 결가부좌나 반가부좌를 기본으로 합니다. 쿠션 높이를 조정해 허리가 앞으로 약 5도 정도 기울어진 상태로 코끝과 배꼽을 일치시킵니다. 이 경우 머리 위에서 보았을 때 엉덩이와 양쪽 무릎으로 형성되는 삼각형 내에 몸통이 80% 이상 들어가도록 합니다.
반드시 ‘호(呼)’, 즉 내쉬는 숨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내쉬는 숨을 들이마시는 숨보다 길게 합니다. 처음에는 5초 호흡 수련을 하면서 호흡을 10초(약 6개월), 20초(약 2년) 등으로 시간을 늘립니다. 숨소리가 자기 귀에 들리지 않게 조용히 호흡합니다.
이러한 수련을 매일 10~30분 꾸준히 하면 자신에게 일어나는 여러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제 경우 오전 10시~12시, 오후 2시~5시 매일 이런 방법으로 참선을 합니다.
# 노령자는 있어도, 노인은 없다
불자 여러분, 노령자는 있어도 노인은 없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입니다. 건강이 없으면 깨달음도 없습니다.
참선을 꾸준히 하면 감기 등에 걸리지 않습니다. 특히 노이로제 등 정신불안이 원인인 각종 병, 예를 들면 위장병, 심장병, 고혈압 등의 병에는 걸지니 않거나 또는 걸렸더라도 저절로 낫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일본에서 많은 병자들이 참선을 통해 완치하는 것을 직접 보았습니다. 제 경우도 어떤 경우에도 났지 않는 본태성(本態性) 고혈압이 거뜬히 낳았습니다. 지금 제 몸은 동갑 동료들보다 훨씬 건강한 편입니다. 불자 여러분. 작은 호흡법부터, 허리를 피는 자세부터 고치면 100세까지 건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