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 이명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와 ‘국민과의 대화’에서 각각 불교계에 유감을 표시했다. 연이어 터지는 공직자의 종교편향 사슬을 끊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보다 대한민국 곳곳에 박힌 종교편향의 뿌리는 깊었다.
◇안상수 인천시장, 작년 이어 또 종교편향
2007년 1월 성시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안상수 인천광역시장이 이번에도 “인천을 세계복음화 관문이 되게 하겠다”고 말하고 개신교 관련시설에 지나친 예산지원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인천시는 2009년 1월 개관할 한국선교역사기념관 건립에 15억원, 제물포 웨슬리교회 예배당 복원비로 20억원 지원방침을 세우고 국비를 포함한 9억원을 10월중 배정할 계획을 발표했다.
시 관계자는 “선교역사기념관 건립은 국회 예결위에서 먼저 국비 지원하기로 결정해 매칭 펀드로 지원하는 것이며, 웨슬리교회 예배당 복원은 월미도 관광특구 개발과 연계해 관광자원으로 추진하는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한국선교역사기념관과 웨슬리교회 예배당에 지원된 35억원은 인천시가 올해 133개 사회단체에 지급한 19억4000만원의 2배 가까이 되는 금액이다. 여기에 안상수 시장이 2008년 1월 성시화운동법인 주최 조찬예배에서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설 연세대에 세계선교센터를 건립해 한반도 관문인 인천을 세계 복음화 관문이 되도록 하겠다”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안상수 시장의 종교편향 행위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서울 남부지검 검사 수사 중 특정종교 강요 파문
9월 11일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손안식, 이하 종평위)은 서울남부지방검찰정 김현선 검사와 강모 계장이 조사 받던 고소인에게 특정종교를 강요해 물의를 빚었다고 발표했다. 종평위는 “특정종교 강요에 고소인이 강하게 거부의사를 밝혔음에도 고소인 요구는 무시됐고, 김 검사는 같은 특정종교인이었던 피의자와 차별적으로 대하며, 고소인을 회유해 직권을 남용했다”고 말했다. 종평위는 9월 3일 남부검찰청에 공문을 발송했으나, 김현선 검사는 같은 날 ‘증거불충분과 기소유예’ 사건처분결과 통지를 했다.
◇영중초등학교 교사의 특정종교 강요 물의
서울 영등포구 소재 공립학교인 영중초등학교 교사가 수업시간 중 특정종교를 지나치게 강요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교사는 학생을 상대로 차별적으로 대하는 등 종교편향ㆍ차별을 했다는 제보내용이 접수된 상태다. “하나님 믿으면 천당 가고 안 믿으면 지옥 간다” 등의 발언으로 특정종교를 찬양한 교사는 특정종교 선교지를 학생들에게 나눠주며 “부모님과 공부하라”해 물의를 빚었다. 이에 대해 관할청인 서울 남부교육청이 조사 진행 중이다.
◇서울 지하철도 종교편향 지대
국가기반시설이며 서울시 소속 공기업인 서울 지하철 역사도 종교편향에 노출돼 있었다. 종평위는 9월 3일 예방활동 사업 중 1ㆍ2호선 신도림역, 2호선 문래역, 4호선 사당역, 5호선 아차산역, 6호선 합정역사 내에 설치된 쉼터에 특정종교 홍보물 등이 설치돼 시민들에게 선교 활동을 펼친 것을 지적하고 시정요청했다. 특히 4호선 사당역사에는 서울메트로기독교신우회 사무실에 특정종교선교단체인 교통문화선교회와 교통문화협의회가 무상 입주ㆍ운영되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광진경찰서 유치장 내 특정종교 강요 논란
경찰서 유치장서도 특정종교는 강요됐다. 8ㆍ15 광복절 집시법 위반으로 광진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던 강모씨 등 10여명은 8월 16일, 유치장까지 찾아온 특정종교 전도사를 만나야했다. 강모씨는 찬송가ㆍ성경내용을 읽고 기도의식을 진행하는 전도사에 강한 거부의사를 표명했다. 이어 ‘유치장 수감원칙’을 거론하며 담당경관에게 항의했으나, “상부의 지시며 관례”라는 답변과 ‘기독교 신문’이 전해졌다. 8월 17일에는 목사가 계속 방문해 기도했다. 이에 대해 종평위는 9월 11일 광진경찰서에 사실확인과 시정요청한 상태다.
◇ 일부 목사, 불교계 폄훼 망언 릴레이
신일수 목사(서울 할렐루야성결교회)는 공개기도회에서 불교계에 망언한 장경동 목사를 두둔하고 종교차별에 반발한 불교계와 스님들을 막말로 비하해 비난을 샀다.
신 목사는 설교 도중 “머리 민 정신나간 사람들이 정권퇴진하라고 하는 무식한 사람들”이라며, “나랏돈이 절간에 얼마나 쓸데없이 많이 가는지 모른다”고 불교계를 비하했다.
이어 신일수 목사는 “부처님이 살아있으면 신도들에게 복을 줘야지, 복준 게 없어서 불교 믿는 나라가 모두 가난하다”며 장경동 목사의 망언을 두둔했다.
신 목사는 “장로가 대통령이면 당연히 기독교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등 상식이하의 설교는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면서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