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수 경찰청장은 8월 18일자 등기우편으로 조계종 집행부 스님, 종회의원, 주요사찰 주지스님 등 지도급 스님 300여명에게 사과편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총무원 기획실 관계자는 “어 청장은 편지 발송과 함께 전국의 경찰들을 동원해 조그만 암자까지 찾아가 범불교도대 참여를 막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어청수 경찰청장의 편지글 전문.
어청수 경찰청장 편지글 |
00스님께 드립니다.
三寶에 歸依하옵고, 평소 저희 경찰에 대해 자비로우신 부처님의 가르침을 주시고, 경찰의 발전을 위해 성원을 아끼지 않으신 데 대하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 땅에 불교가 전래된 1,700여년 동안 스님들의 수행과 포교, 중생들을 깨우쳐주신 利他行의 덕분으로 우리 사회가 넓은 정신세계와 높은 문화수준을 유지해 올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국가수호에도 앞장섬으로써, 호국불교라는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왔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불교는 건국ㆍ구국ㆍ호국경찰로 요약되는 대한민국 국립경찰의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근 경찰 복음화 금식대성회 포스터를 비롯한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上求菩提 下化衆生’ 에 정진하시는 2,000만 四部大衆들께 큰 걱정과 염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그간의 경찰의 잘못은 모두가 이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하며, 종교적인 편향이나 다른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솔직하게 말씀드리오니, 널리 惠諒하여주시기 바랍니다. 정부에서는 종교적 편향행위를 금지하라는 국무총리 특별지시에 이어, 각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종교편향 방지 입법협의체’ 구성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경찰에서도 모든 업무 추진과정에서 일체의 종교편향 행위가 발생되지 않도록 유의할 것을 이미 누차에 걸쳐 전국경찰에 특별지시 하였으며, 이행여부를 적극 지도점검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불교계를 대표하는 조계종 총무원장스님의 차량을 검문하는 과정에서 결례를 범한 현장 경찰관과 현장 지휘 책임자들에 대해서는 문책한 바 있습니다. 일선 경찰 관서장들이 지역의 스님들을 찾아뵙고 이러한 경찰의 노력과 의지를 직접 설명 드리면서, 많은 가르침도 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경찰에서는 부처님의 慈悲와 願力에 힘입어 사회 안정을 확보하려는 취지에서 경승실 주관으로 많은 불자와 경찰이 참여하는 법회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경찰관서마다 덕망 높으신 스님들을 초청하여 호국불교의 역사와 사상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할 것입니다. 부디 많은 스님들께서 법회와 강연에 참석하시어 국가와 경찰발전을 위한 正法과 破邪顯正의 길을 說法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사부대중께서 우려하시는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임을 다시 한 번 약속드립니다. 그동안 나라의 발전과 사회안정을 위해 대자대비 하신부처님의 말씀을 설법해 오신 것처럼, 저희 15만 경찰에게 변함없는 애정을 베풀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眞懺悔로서 불교계에 유감의 뜻을 전하며 대한민국의 圓融和合을 이루는데 미력하나마 더욱 진력하겠습니다. 佛紀 2552년 8월 14일 경찰청장 어청수 合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