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3주년을 맞은 2008년 8월 15일, ‘건국 60주년’이라며 광복절이 아닌 건국절 명칭 사용을 강요한 이명박 정부에 대한민국 역사가 흔들리고 있다.
“임시정부가 아닌 이승만 정부 수립이 대한민국의 시작”이라며, 시작된 건국절 논란은 대한민국이 이승만 ‘장로’에 의해 시작됐다는 역사왜곡의 정점이었던 것.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신형, 이하 한기총), 뉴라이트전국연합, 국민행동본부, 대한민국사랑회, 한국자유총연맹 등 소위 보수 성향 단체들은 오전 11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회원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승만 건국대통령에 대한 국민감사 한마당’을 주제로 ‘건국60주년’을 강조하는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이 부인됨은 물론, 독립운동의 부정으로 일본 강점기에 대한 정당화, 5000년 한민족 역사와 대한민국의 단절까지 의심된다.
‘건국 60주년’ 개념은 이명박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개신교를 주축으로 한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제의한 것을 시작으로, 뉴라이트측 인사들이 대통령직인수위를 거쳐 이명박 정부에 포진하면서 가시화됐다.
크리스천 투데이에 따르면(2008년 3월 28일 보도), 2008년 3월 26일 이승만 대통령이 장로로 있던 정동 제일교회에서 정원식 이승만기념사업회 이사장(前 국무총리) 등이 참여한 가운데 ‘건국대통령 우남 이승만 박사 133주년 추모예배’와 <한국교회 핍박>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한국교회 핍박> 간행 축사에서 김선도 감독(광림교회 장로)은 “한국교회가 독립운동의 뿌리이고 근대사의 주역이고 대한민국 건국의 원동력임을 알 수 있는 책”이라며, “건국대통령인 이승만 박사가 우리나라를 세계의 기독교 국가가 되도록 초석을 놓은 것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결국 한기총 등 개신교 단체가 이명박 정부와 함께 건국60주년 이벤트를 시작으로 대한민국을 개신교공화국으로 만들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국60주년과 건국절 논란에 대해 범불교도대회 봉행위원회(상임봉행위원장 원학, 이하 봉행위) 등 불교계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원학 스님은 8월 1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정부가 장로대통령 이승만 선양을 위해 단군의 역사성을 부정하고 3ㆍ1운동과 상해임시정부로부터 시작한 대한민국의 법통을 부정하는 ‘건국절’ 기념 움직임에 깊이 우려한다”며, “뜻을 같이 하는 이웃 종교와 각계각층 시민사회단체와 연대와 협력해 엄정히 대처해 나갈 것”을 천명했다.
정부 규탄을 목적으로 불교계는 8월 27일 오후 2시 시청앞 광장에서 범불교도대회를 연다. 하지만 범불교도대회가 끝난 후 불교계에게 어떤 카드가 있을지는 불교계 안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한 불자는 “산문폐쇄 등이 논의 중이라지만, 범불교도대회가 이벤트성으로 그친다면 한국 불교는 끝난다”며 단발성 대책이 아닌 체계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을 넘은 민족 정체성 말살에 호국불교가 다시 일어설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