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이여 쇼를 하자. 앞서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쇼를 하자.’
마임이스트 김봉석(극단 마네뜨 대표)은 제11회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서 공연 ‘무명세상1ㆍ2’를 통해 좌표를 잃은 인간 세상에 화두를 던진다. “불교의 정신세계를 다시 한 번 되새길 기회입니다. 탄생과 함께 지니는 번뇌의 뿌리를 자아의 소우주와 화합해 길을 열어 보이고 싶습니다.” 몸의 언어 ‘마임’을 통해 회복의 메시지를 전한다.
번뇌의 근원인 무명(無明)으로부터 변형과 왜곡으로 진화하는 현대인의 ‘쇼’를 테마로 욕망과 이익을 앞세운 인간을 표현한다. 삶의 단편과 근원적 번뇌에 대한 고민은 인간의 이해와 고찰을 재조명한다. 탐하고 화내며 욕심으로 얻은 굴레의 짐을 되돌려 관객과 교감을 나눈다. “어느 날 스스로 옭아맨 그물 속에서 발버둥 치는 자신을 보았습니다. 구하려고만 애쓰다보니 시련의 끝이 없더군요.” 마임 ‘무명세상’은 관객 스스로가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며 대화한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서는 불교 색채에 흠뻑 취한 공연이 눈에 많이 띈다. 극단 작은신화의 연극 ‘진흙’은 마리아 아이린 포네스의 <진흙>을 원작으로 사회라는 구렁텅이 속 다양한 자화상을 그린다. 극을 통해 우리의 삶은 과연 어떠해야 하는지 묻는다.
거리전시로 펼쳐지는 바쁜벌공작소의 ‘마음의 지도’ 프로젝트도 주목할 만하다. 사람마다 다르게 지닌 공간의 기억을 공감대로 환기한다. 지도 중간에 ‘지금 여기’를 그리고 관객은 자신이 온 길을 마음속으로 더듬으며 출발지에서 지금 여기까지 온 길을 그려본다. 그 길은 실제의 여정일 수도 있고 의식적인 변화나 심리적인 것일 수도 있다. 서로 다른 길을 통해 지금 여기에 함께 있다는 사실을 공유하며 자기 자신의 여정에 타인의 삶에 관심을 갖고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 | |
| | 8월 30일까지 서울 홍대 곳곳에서 펼쳐지는 독립예술축제에서 젊은 예술을 만나자. 극단마네뜨의 무명 세상은 불교 색채를 담은 마임이다. | | |
| | |
새로운 예술을 발견하고 실험하며 자유롭게 상상하는 ‘프린지(Fringe)’축제는 올해로 11회를 맞았다. 8월 14일부터 30일까지 17일간 홍대 젊음의 거리에서 펼쳐지는 독립예술축제다. 관객은 소극장뿐만 아니라 야외거리ㆍ로터리ㆍ공원ㆍ지하보도 그리고 카페ㆍ클럽ㆍ갤러리에서도 작품을 볼 수 있다. 230여개 공연자와 팀이 참여해 연극ㆍ무용ㆍ마임ㆍ인형극ㆍ음악ㆍ미술ㆍ퍼포먼스와 이를 혼합한 복합장르 등 다양한 공연을 펼친다. 축제 내내 40여개의 장소에서 300여회의 공연과 전시가 발길이 닿는 곳곳에서 신선한 예술을 가득 채운다. 프린지축제에서 독립예술은 현재진행형이다. www.seoulfringefestival.net (02)325-8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