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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은 불심 깊은 군주”
남양주 봉인사, 광해군 추모제 및 기념학술대회 개최
한국선문화학회는 개혁군주 광해군 원찰 봉인사에서 학술대회를 열고 광해군과 봉인사를 재조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으로 노무현 前 대통령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면서, 노무현 前 대통령에 비유되는 광해군도 불교학계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조선왕조에서는 광해군이, 대한민국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개혁적이었다는 공통점과, 각각 적자가 아닌 후궁의 서자로, 고졸 출신 비주류로 집권했다는 점 등에 사람들은 광해군과 노무현이 닮은꼴이라 여긴다.

집권 6개월임에도 종교편향, 경기침체 등 사회전반에 적신호가 켜지며 이명박 대통령은 반정을 일으킨 인조나 폭군 연산군에 비유됐고, 그럴수록 사람들은 광해군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한국선문화학회(회장 이평래)와 봉인사(주지 적경)가 공동으로 8월 2일, 남양주 봉인사에서 제367주기 광해군 추모제와 함께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술대회에는 김경집 교수(진각대), 한상길 연구교수(동국대), 고영섭 교수(동국대), 차차석 교수(동방대학원대), 황인교 교수(동국대), 윤기엽 연구교수(동국대), 송묵 스님(봉선사) 등이 참석했다.

# 광해군 원찰 봉인사의 창건연대
봉인사는 광해군이 어머니 공빈 김씨에 대한 효성을 연원으로 한 원찰이다. 폐허로 남은 곳을 1979년 故 한길로 법사가 복원불사 했다. 현재는 조계종 봉선사 말사로 등록돼 적경 스님이 주지로 있다.

김경집 교수(진각대)는 ‘광해군의 불교관과 봉인사의 창건’ 논문에서 봉인사 창건 연대를 기존에 <봉선본말사지> 등을 통해 알려진 1619년보다 빠른 1613년(광해군 5년)으로 추정했다. 김 교수는 광해군 당시 대재의 증명법사로 활동한 부휴 선사 행장을 근거로, “1613년, 광해군이 공빈 김씨를 모신 성릉의 원찰로 봉인사를 창건하고, 대재를 설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 논문을 논평한 한상길 연구교수(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도 부휴의 비문 <홍각등계비명병서>를 들어 김경집 교수의 1613년 창건설을 지지했다.

반면에 ‘봉인사의 한국불교에서의 위치’를 발표한 고영섭 교수(동국대)는 1619년 창건설을, 적경 스님(봉인사 주지)은 부친 故 한길로 법사의 증언을 토대로 고려 우왕 창건설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 불심 깊던 광해군
지극했던 효심 이상으로 광해군의 불심이 깊었다는데는 발표자 모두 이견이 없었다. 김경집 교수는 “1619년 중국 사신이 가져온 사리 1과를 물리치라는 대신들의 종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보은사로 보내라했다”며, “광해군은 배불에 동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고영섭 교수는 봉인사가 국가의 공식지원이 끊긴 조선시대에 임금의 지원으로 지어진 대표적 원찰이라는 점을 들었다.

황인규 교수는 발표논문 ‘광해군대 불교와 성릉의 원찰 봉인사’에서 ▲광해군이 청허ㆍ부휴 등에게 법호를 하사하고 ▲김직재의 무옥사건 ▲성지와 인경궁의 역사 등을 근거로 “광해군은 호불 군주였으며, 부휴 스님의 문도들은 광해군의 정신적 후원자였다”고 주장했다.

이덕진 교수(창원전문대)도 ‘광해군의 한국역사에서의 위치’에서 <권수정혜결사문> <계초심학인문> <간화결의론> <선원제전집도서> 등 광해군대 불서간행을 근거로 견해를 더했다.

# 부휴 선사 재조명과 광해군 재평가 주장도 이어져
이덕진 교수는 “인조반정 후 집권한 세력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 광해군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었다”고 전제하고, 은광(銀鑛) 개방 등으로 상공업을 중시하고, 명과 청 사이에서 실리외교를 추진한 점 등을 들어 재평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방룡 교수(충남대)는 ‘봉인사 고승 부휴선수의 사상과 그의 법통관’에서 부휴 선사의 사상과 봉인사를 학술적으로 고증했다.

한편 학술대회에 앞서 열린 추모제에서 월운 스님(봉선사 조실)은 <시경>의 ‘조상을 추모하는 것은 덕을 실천 하는 것(毋念爾祖聿脩厥德)’이라는 구절을 인용해 “옛것, 옛사람을 기리는 이유는 오늘을 사는 새로운 힘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라 말했다. 스님의 설법처럼 광해군과 봉인사를 기린 한국선문화학회의 행사가 불교학계와 사학계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8-08-07 오후 4: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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