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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종찰 합천 해인사(주지 현응)가 7월 15일 오후 1시 화재 시 경내 성보를 지키기 위한 자체 소방훈련을 펼쳤다. 이번 훈련은 하안거 수행정진 중인 선방의 모든 스님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소방훈련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국보 제32호 팔만대장경판, 국보 제52호 판전과 함께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 쌍둥이 비로자나불을 화마로부터 온전히 지키기 위해 마련됐다.
“대적광전 외부 서측부위에 원인불명 화재 발생! 모든 스님은 화재 진압에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방송과 요란한 사이렌 소리에 각 법당에서 스님 30여명이 화재 현장으로 달려 나왔다. 이들은 자체 소화전을 이용해 불을 진압하는 한편 대적광전 내 모셔진 법기보살, 관음보살 등 중요 문화재를 안전한 곳으로 긴급히 반출했다. 여기까지는 매년 해인사에서 열리는 연례 훈련과 같다.
이때 대적광전 옆 대비로전에 불이 옮겨 붙었다는 것을 가상해 대비로전 내 목조 동형쌍불 비로자나부처님이 비상하강시스템을 통해 사라지는 것이 이번에 최초 공개됐다. 이 최첨단 재난 대비 장치는 화재 감지 센서가 불꽃에 반응하면서 불과 2~3초 만에 두 분 비로자나 부처님을 지하 6m 아래로 대피시키는데 성공했다.
해인사 교무국장 재경 스님은 “화재 등 각종 재해로 낙산사와 숭례문과 같은 주요 국가문화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피해를 이미 경험했다”며 “우리 해인사의 성보만큼은 우리 스님들 손으로 지켜내기 위해 자체 소방 훈련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훈련에는 합천 119소방대원들과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도 동참했다. 총 훈련시간 25분 중 1단계 화재 진압에는 해인사 스님들이, 2단계에는 합천소방서의 화재 진압 순으로 이어졌다. 화재 발생 1~2분 만에 불길은 완전 진화됐다. 실제와 같은 소방훈련이 진행되면서 해인사를 찾은 관광객들이 실제 화재로 오인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주지 현응 스님은 훈련 총평에서 “이번 화재 훈련은 소중한 문화재를 함께 지키자는 취지”라며 “전체적으로는 성공적이나 실제 상황에서도 오늘처럼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반복 훈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인사는 화재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첨단 비상하강시스템과 화재감지센서 등 각종 첨단장비를 갖추는 한편 판전 내부에 청정소화기, 감시카메라를 곳곳에 설치하고 감시원 8명이 24시간 순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