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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지역 내 독거 어르신들을 위해 1년에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점심식사를 마련하는 용호종합사회복지관의 경로식당. 웬일인지 오전 9시부터 경로식당이 위치한 지하 1층부터 건물 어귀까지 어르신들이 하나둘 줄을 선다. 진임이(83)할머니는 “집에 있어봐야 덥고 심심하지. 나오면 말벗도 있고 맛있는 점심도 차려주니까 얼마나 좋아”라며 오랜만에 만난 사회복지사의 손을 잡았다. 사회복지사 이승희 씨는 “할머니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여름 나시라고 삼계탕 준비한 거에요”라며 할머니를 자리로 안내했다.
7월 16일 오후 12시 용호종합사회복지관 지하1층 경로식당에서는 지역 독거 어르신들의 여름철 건강증진을 위해 ‘효도 삼계탕’을 마련했다. 국민은행 메트로지점과 여러 자원봉사자의 후원으로 준비된 닭, 인삼, 찹쌀, 대추, 당귀 등 영양이 듬뿍 담긴 한방 삼계탕은 지역 내 거주하는 결식 어르신과 장애인 150여명에게 제공됐다. 이곳 경로식당에서 12년째 자원봉사 하고 있는 배기숙 조리실장은 “우리 친정어머니가 잡수신다는 마음으로 정성껏 요리했다”며 “삼계탕 한 그릇 잡수시고 1년 내내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해 미처 복지관을 찾지 못하는 어르신 30여 명에게는 도시락 배달을 통해 삼계탕이 전달됐다.
형편이 어려워 끼니 챙기는 게 어려운 어르신들께 따뜻한 밥 한 그릇 대접해 드리자며 시작한 ‘경로 식당’의 여름 보양식 제공 사업이 어느덧 10년째를 훌쩍 넘겼다. 이승희 사회복지사는 “거짓말 같겠지만 독거 어르신 중에는 식사를 잘 못하시고 갑갑한 집안에서 무더위를 견디다 돌아가시는 안타까운 분들도 있다”며 많은 관심과 후원을 당부했다.
평소 친한 할머니들과 어울려 경로식당을 자주 찾는 홍순선(62)할머니는 “삼계탕을 참 맛있게 잘 만들었네”라고 요리 솜씨를 칭찬했다. 한번에 150인분을 준비해야해 허술할 법도 하지만, 경로식당 자원봉사자들은 닭 손질부터 속재료를 다듬고 육수를 내기까지 4시간동안 더운 주방에서 땀 흘리며 최선을 다했다. 식사를 마치고 손수 빈그릇을 주방까지 가져와 건네준 손순복(88)할머니도 “감사합니다. 너무너무 잘 먹었어요”라며 진심이 담긴 짧은 인사를 전했다.
이춘성 관장은 “아직도 우리 주변엔 홀로 힘들게 지내는 많은 어르신들이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며 “더 많은 분들이 사랑이 듬뿍 담긴 효도삼계탕을 드시고 올여름 건강하게 나실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