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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과 닦음의 자리 운문사
박재완 기자의 사찰풍경
6. 청도 운문사(雲門寺)

뜨거운 눈빛으로 가득한 도량, 부처님의 제자들은 쉼 없는 길을 가고….


나지막한 운문사 돌담 위로 태양이 쏟아지고 도량 위에는 하얀 구름이 떠있다. 반송(盤松)도 소매를 걷고, 만세루는 구름 밑에 누웠다. 이른 아침의 운문사. 첫눈을 밟듯 햇볕을 밟으며 천년의 숨결을 따라 걷는다.


불이문(不二門)을 지나 강원(講院. 운문승가대학)에 들었다. 금당(金堂) 처마 밑에 둥지를 튼 제비가 지객(知客)인 듯 객을 맞는다. 금당에 든 사교반 스님들이 능엄경(楞嚴經)을 읽고 있다. 지극한 시선이 한 자 한 자 법(法)을 따라가고 댓돌 위의 하얀 고무신은 조용히 주인을 기다린다.

잠시 경전을 놓은 스님들이 밀짚모자를 쓰고 뙤약볕으로 나선다. 뒤에 나선 스님이 앞서 간 스님을 부르며 뛰어간다. 스님들이 도착한 곳은 운문사 텃밭이다. 울력이다. 밭에는 호박, 고추, 상추를 비롯한 갖가지 채소들이 자라고 있다.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 밭고랑을 살피는 손길은 경전을 넘기던 손끝과 다르지 않고 흙냄새 위에서 마주한 눈빛은 서로의 스승이다.

저녁 해를 등에 지고 두 스님이 걷는다. 쉽지 않았을 출가(出家)의 기억으로부터 한 걸음 한 걸음 부처님을 향해 내딛던 발걸음. 오늘도 쉼 없이 그 길을 간다.
글ㆍ사진=박재완 기자 | jwpark@buddhapia.com
2008-07-11 오후 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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