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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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는 ‘인류문화 운하’
한국불교연구원, 국제학술대회 개최
7월 5일 동국대 다향관에서 실크로드와 불교문화를 주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주위주 교수(왼쪽에서 두번째)가 기조연설 하고 있다.

‘인류문화 운하’라 불리는 실크로드는 서역과 중국을 잇는 경제?문화 통로였다.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에 전해진 것도 실크로드가 있어 가능했다. 실크로드 유적 중심인 돈황 석굴이 관광객 증가와 지하수 고갈 등에 따른 심각한 훼손으로 관심이 고조되는 때, 7월 5일 한국불교연구원(원장 정병조, 이하 연구원)과 중국섬서사범대가 공동으로 ‘실크로드와 불교문화’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열어 눈길을 끈다.
주위주 교수(中, 섬서사범대 서북민족연구중심)와 정병조 교수의 기조강연을 소개한다.

# “실크로드는 불교전파 루트”
주위주 교수는 기조강연 ‘3~9세기 실크로드 상의 서북민족과 불교문화의 전파’에서 “실크로드는 불교 등 경제, 문화를 교류시킨 중?서방 교류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1세기 전후로 카시미르에서 비로자나, 아라한이 우전(현 신강 화전)에 불법 전파를 위해 왔다”고 소개하며, “우전왕의 찰마대사 건립이 중국 신강성에 불교가 전파된 시점”이라 설명했다.
주위주 교수는 “서역 구자(현 신강 쿠차), 소륵(현 신강 카쉬가르), 고창(현 신강 투르판) 등지에도 잇따라 불교가 전파돼 가람이 세워졌다”고 말했다. 1~2세기 도성에 가람이 대대적으로 조성되면서, 천축 풍 석굴과 간다라식 불상과 벽화 등 불교예술이 우전, 고창, 구자 등지에서도 발전했다.
불교가 위진남북조 시대 발전한 이유에 대해 주 교수는 ▲불교가 윤회보응설과 기복소화의 영험을 통해 정신적 의지처로 작용했고 ▲청담을 존중하는 풍조와 불교의 취지가 같은 점, ▲월(?)족의 양자강과 회수 이북 점령으로 불교가 북방 민족의 신앙이 된 점을 들었다.
주위주 교수는 “서북 모든 민족이 16국시대 전후로 불교를 믿고 불법을 홍양하는데 힘 쏟았다”고 말했다. 그는 서북 민족의 불교 흥성에 대해 “고창, 언기 등지는 모두 불법을 숭신했고, 우전에서는 세인들이 불법을 중히 여겨 사원과 탑, 승니가 많았다. 특히 왕은 스스로 청소하며 공양을 올렸다. 구자는 1000여 불탑이 있고, 승려는 1만명이었다”고 설명했다.
주위주 교수는 “신강 남로에 현존하는 석굴, 사원 유적이 특히 많다”며, 서진 시대 건립된 쿠차의 쿠무툴라 천불동, 베제크릭 석굴 등을 예로 들었다. 주 교수는 “석굴은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 석굴 조상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주위주 교수는 “3~9세기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으로 전입된 불교와 불교문화는 실크로드를 통했기 때문에 인도, 중앙아시아 승려들이 중원에 들어와 홍법, 역경, 중원 승려의 인도 구법활동 등이 일어났다”며, “이러한 활동과 수반해 상호교류가 이뤄져 관련국 혹은 민족사에 추측 불가능한 작용을 하며 발전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 “한국 구법승 두타행 남달랐다”
정병조 교수는 ‘비단길과 한국불교’ 주제의 기조강연에서 실크로드를 넘나든 한국 승려들과 서역승려들의 행적과 사상에 대해 언급했다. 정 교수는 “고구려ㆍ백제ㆍ신라 등 중국을 통해 불교가 전해졌지만, 인도로부터 직접 전래됐을 가능성도 짙다”고 말하며, 김해ㆍ구포지역에 다수 분포한 아쇼카대왕과 관련된 불상과 탑, 한라산 존자암 연원에서 보이는 아라한 관련 설화, 수로왕의 부인 허황후가 인도인이었다는 점 등을 예로 들었다.
인도 파트나에 위치한 나알란다 사원은 고대 불교대학이 있어 많은 구법승들이 찾았다. 정 교수는 “나알란다 사원에서 여러 명의 신라 스님과 한 명의 고구려 스님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야발마(Aryavarma)는 신라에서 중국을 거쳐 인도에 도착한 스님으로 나알한다사에서 율과 논을 익혔다. 혜업ㆍ현태ㆍ현각ㆍ현조 법사와 함께 혜륜 선사 등도 신라에서 인도 나알란다 사원에서 불교를 배웠다. 신라 진골 출신으로는 무루 스님이 있었고, 고구려 승려로는 현유 스님이 있었다. <속고승전>에 기록된 신라에 <80화엄경>을 전한 원표 스님은 고구려 유민이었다.
정병조 교수는 “원표 등 구법 승려들의 인도 여행은 성지 참배, 교학 연구, 두타행 등으로 구분된다”며, “구법 승려들이 활약한 7~8세기를 전후한 시기는 인도에서는 정치적 혼란과 불교가 쇠퇴하고, 한국과 중국에서는 대승불교가 정착돼 발전한 시점”이라 설명했다.
정 교수는 “구법승 중 혜초 스님이 저술한 <왕오천축국전>은 실크로드 인근 서역 연구분야에 귀중한 자료로 8세기 전반 인도 상황을 알려주는 자료”라 말했다.
정병조 교수는 “동서문화 교류지로 독특한 전통체계를 지닌 서역불교에 관한 연구가 보다 심도있게 진행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 중국학자는 소수민족 연구자인 이기 교수(섬서사범대 서북민족연구중심)가 ‘실크로드상 중앙아시아 구간의 박트리아 예술에 나타난 불교적 요소’를 발표하고, 나당 관계사를 전공한 배근흥 교수(섬서사범대 역사문화학원)가 ‘입당구법, 당과 신라불교문화교류의 교량을 가설하다’가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우제선 교수(동국대)와 황순일 교수(동국대)가 각각 ‘실크로드와 그 연관 지역출토 법화경의 범어사본’과 ‘오럴 스타인, 실크로드 그리고 오리엔탈리즘’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8-07-11 오후 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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