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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발생지인 인도는 고타마 붓다의 고향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11억이 넘는 인도인들 중 불교 신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인도 북부에 남은 불교 성지와 인도 외 불교국가에서 설립한 사원만이 인도불교의 생존을 확인시켜준다.
인도불교의 멸망은 불교라는 한 종교의 멸망으로 끝나지 않는다. 불교를 중심으로 형성된 문명의 멸망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왜 인도에서 불교는 멸망했는가>는 인도불교 멸망의 다양한 원인 가능성을 하나의 방법론으로 접근한다. 새로운 사료가 발견될 가능성을 전제하고 우리가 생각해 왔던 것 보다 복잡한 원인을 염두에 둔다.
이 책은 7~8세기 서인도 불교 사정을 전하는 이슬람 사료 <차츠나마>를 통해 인도 불교의 멸망 원인을 되짚는다. 배타적 일신교를 표방한 이슬람교 침입이 불교의 자타불이(自他不二) 정신의 가르침과 충돌했을 가능성을 제1의제로 둔다. 이로써 사회적 역할과 종교로서의 정체성을 모두 상실한 불교는 인도에서 몰락하게 된다. 인도불교의 멸망이 불교문명의 멸망으로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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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학자이자 비교종교학자인 저자 호사카 순지는 이 책에서 종교의 근원에 대한 문제부터 인도불교 멸망에 대한 종래 학설과 이슬람 사료를 중심으로 비교했다. 인도에서 불교가 멸망한 과정과 이유를 총 12장에 걸쳐 짚어내며 통찰했다.
역자 김호성은 현재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로 고대인도철학을 전공했다. 불교문명의 고찰을 시도하며 비교문명론과 비교사상 등의 관점으로 인도 안의 특수한 사상운동이 지닌 한계를 뛰어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