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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환자 중 키아군은 상태가 무척 좋아졌다. 병문안을 간 실승회 스님들과 장난을 치며 놀 수 있을 정도다. 한국말로 인사도 곧잘 한다. 생글생글 웃으며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를 또박또박 외치는 키아는 병원 내에서도 인기 만점이다. 입국 시 탈장 때문에 그대로 성장하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의료 판정을 받은 키아였지만 이제는 완전히 건강을 되찾았다. 키아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7월 4일 비행기로 캄보디아 고향마을에 돌아갔다.
문제는 오킴씨다. 오킴씨의 뺨에 있던 물혹이 정밀검사 결과 암 덩어리였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대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오킴씨는 이미 2000년부터 암에 걸려있던 상태였다고 한다. 이미 2004년 본국에서 한 차례 수술도 받은 적이 있었다. 그것을 단순한 혹으로 여긴 본국 의료진이 잘못 시술해 신경을 건드려 마비 증세까지 나타났던 것이다.
현재 오킴씨는 회복실에서 수술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아직 방사선 치료가 남아있어서다. 경희의료원불자회와 실승회 스님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병문안을 오지만 낯선 이국 땅에서, 병원 생활을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터다.
지켜보는 사람의 마음 역시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경희의료원 불자회 권혁운 회장은 “하루는 오킴씨가 너무 답답해 보여 병원 인근 사찰 연화사에 데려갔더니 법당에서 너무나 정성스럽게 기도를 하더라”면서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불자로 만난 이 소중한 인연을 잘 이어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오킴씨에게 발생한 수술비는 총 2000만원이다. 키아와 오킴씨를 초청하기 전, 경희의료원불자회가 이들의 수술비와 체류비, 항공비 등 일체를 모금했지만 사실 오킴씨의 수술비가 모금액을 초과해 다시 모금운동을 펼쳐야 할 상황이다. 외국인이다 보니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데다 생각지도 못한 의료비가 많이 지출됐기 때문이다. 경희의료원 자체에서도 최대한 이들에 대한 배려를 하고 있지만 병원이 아닌 불자회에서 환자들을 초청한 것이라 병원 지원도 한계가 있다.
실승회와 경희의료원은 앞으로 오킴씨가 방사선 수술(총 5주 진행)을 받고 난 후 암이 재발하지 않았는지 경과까지 모두 지켜 본 후 본국으로 돌려보낸다는 방침이다. 한 번 맺은 인연을 함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킴씨와 한국 불자들의 인연이 올곧게 이어지려면 불자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02)725-4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