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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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직장불심 되살리는 묘수 없나
<직장불교> 100호 발간 계기로 본 현실과 과제
조계종 포교원이 만 8년만에 100호로 발간한 직장불교 7월호
최근 침체기에 빠진 직장직능연합신행단체(이하 직장직능단체)들의 불심을 살리기 위해 종단과 각 신행단체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조계종 포교원(원장 혜총)이 직장직능단체 활동 소식을 담아 매월 발간하고 있는 <직장불교>가 7월호로 통권 100호를 맞았다. 이번 100호에서는 직장불교 활성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제언을 받기도 했다.

포교원은 또한 지난 7월 5~6일 김천 직지사 만덕전에서 ‘직장직능연합신행단체 임원수련대회’를 7년만에 개최했다. ‘임원수련대회’ 자체가 2001년 이래 다시 열리기는 올해가 처음이라 직장직능 임원들은 이 자리에서 신심과 친목을 다지고 직장직능연합체가 직장불심을 이끄는데 새로운 역할을 하기로 다짐했다. 임원수련대회에 앞서 포교원은 지난 5월 19일 ‘직장직능 연합단체 실무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직장직능신도 단체카드를 만들어 직장직능불교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자고 합의하기도 했다.

포교원과 직장직능단체가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지만 직장불심 잡기가 생각만큼 만만치 않다. 애정과 관심을 가져도 쉽지 않은 직장직능불심을 지피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직장직능단체의 현황과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봤다.

□ 직장직능불교의 현황

직장직능단체가 본격적으로 결성된 것은 1990년대 들어서였다. 당시 거제 대우조선소, 울산 삼성중공업 등 영남지역 대기업 생산공장들과 서울의료원 등에 병원불자회가 탄생하면서 각 불자회가 큰 조직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운전기사불자연합회, 교사불자연합회 등 전문직 불자들의 모임이 만들어진 것도 이때였다. 그러다 2000년에는 전국공무원불자연합회가 창립되면서 불자회 창립이 탄력을 받기 시작해 2004년까지 그 열기가 이어졌다. 이 시기에만 약 200여개의 단체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조직의 외연이 확산되는 것만큼 내실이 따라주지 못했다. 지난 몇 년 동안 경제 상황이 나빠지는 등의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직장직능불자회가 쇠퇴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한 직장직능불자회 관계자는 “이름만 있는 유명무실한 불자회도 부지기수일 것”이라 귀띔했다.

□ 직장직능단체 불심 왜 안 잡히나

2004년까지 잘 운영되던 불자회가 쇠퇴일로를 걷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 광진경찰서불자회와 건국대병원불자회 지도법사를 맡고 있는 법경 스님(서울 능인정사 주지)은 “스님과 종단, 직장인불자 모두에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법경 스님은 “요즘 직장인들은 마음에 ‘여유’가 없다”고 말한다.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직장일 외 다른 활동은 엄두도 못낸다는 것이다. 법경 스님은 “흔히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법당에 와서 기도를 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당장 지친 몸과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이마저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또 직장인들은 한 군데 오래 머무르지 않고 옮겨 다니는 특성이 있다는 것도 직장직능불자회 유지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이라 하더라도 전근, 장기 출장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 직장은 조직체계라 계급이 낮은 직장불자들은 윗사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직장직능단체 설립시 고려돼야 할 점이다.

불자회가 창립됐다 하더라도 신입회원 가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유지가 힘들다. 각 단체 불자회장이 새로 뽑힐 때 마다 “신입회원 배가 운동을 하겠다”고 다짐하지만 현실적으로 불심을 가진 직장인의 숫자는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불자로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다. 어떤 직능단체의 경우 10년 동안 한 사람이 회장을 맡고 있는 곳도 있다.

그렇다고 이것을 전적으로 직장직능단체 불자들만의 문제로 돌릴 수는 없다. 직장불자들이 “종단에서는 지원이 없고 스님들은 지도법사로 모시려 해도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 것을 볼멘소리 정도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직장직능단체가 구성돼 여법하게 법회를 봉행하려면 지도법사 스님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직장직능 불자들은 종단이 각 단체들을 관심 있게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교구재를 지원해주거나 지도법사를 배치시켜주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 구성원의 발심과 노력이 중요

직장직능단체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스스로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단체 결성 초창기에는 회장단을 비롯한 임원들의 헌신적인 희생이 필요하다. 직장직능단체 역시 하나의 조직이므로 구성원 간의 구심점이 있어야 모임과 법회가 활성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회원들이 최소한의 보시는 할 수 있어야 한다. 모임이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자금조달이 필수적 요건이기 때문이다.

종단의 관심과 노력도 적극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서울 봉은사 황찬익 종무실장은 “자발적으로 모여 10년 넘게 신행활동을 지속하는 직장직능불자들이야말로 가장 광범위하게 조직된 준비된 신도들이고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삶과 신행이 분리되지 않은 사찰 외호 주체”라 강조하며 “직장직능신도단체 불자들까지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려는 자세로 종단의 신도종책 궤도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 활성화된 직장직능단체 들여다보니

직장직능 단체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현재 잘 되고 있는 단체들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인터넷 시대에 맞는 사이트 활성화다. ‘GM창원 불교법우회’의 경우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카페(cafe.daum.net/GMBUDDHA)를 개설, 회원들끼리 인터넷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불심을 돈독히 한다.

개별 직장직능단체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이 있는 경우에도 회원들의 이탈이 적다. 서울대 교수불자회 ‘불이회’는 한 달에 한 번 큰스님이나 사회명사를 초청하는 특별법회를 갖는다. 성북승무사무소법우회나 전국금융단불자연합회, 전국병원불자연합회, 한국운전기사불자연합회 등은 각각 봉사활동으로 똘똘 뭉친 단체들이다.

신행패턴을 공고히 하는 것도 직장직능단체 유지에 도움이 된다. 전국교사불자연합회 서울경인지역불자회는 한 달에 한 번 있는 ‘3000배 철야정진’으로 신행의 중심을 잡았다. 다른 지부에서도 강사 스님들을 초빙해 경전 강의를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서산 부석사 주지 주경 스님은 직장직능단체들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승가는 충분한 지도력과 불교적 소양을 갖춰 안정적으로 법회를 이끌고 재가는 법회를 진행할 물질적 토대와 홍보, 조직관리를 담당해 서로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출가와 재가, 포교원과 직장직능단체들이 서로 합심해서 노력해야만 법회가 발전하고 활성화 될 것”이라 강조했다.
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8-07-04 오후 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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